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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Mar 31. 2024

[100-27] 후회는 굉장한 거야

이 길로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이야!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양창순 정신과 의사의 강의를 들었어. 그중에 '50년을 살면 49년이 후회다.'란 말이 마음에 남아. 50년 중 후회하지 않는 1년은  태어나서 첫돌까지라고 해. 이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네. 


우리 앞엔 항상 두 갈래 길이 있어. 한 길은 갈 수 있는 길이고 다른 길은 아무리 많아도 우리의 몸이 하나라 갈 수 없는 길이지. 우리는 단 하나의 길을 선택할 수 있지. 하지만  길을 가다가  '다른 길을 갔더라면 더 좋았을 걸."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지. 그래도 우리가 남겨두었던 그 길로 되돌아갈 수 없어. 남겨둔 길에서 너무 멀리 왔기 때문이라기보다 그때의 내가 아니기 때문이지. 


'다른 길로 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우리는 후회라고 하지.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 굉장한 일이야. 우리가 두 갈래 길 앞에 도착했다고 알려주는 신호등이거든. 한 길은 새로 생겨난 길이고 한 길은 계속 같은 길이야.  새로운 길을 선택하든 계속 가던 길을 선택하든 우린 후회할 거야. 불완전한 우리가 완벽하게 살 수 있남? 


근데 더 많이 후회를 하는 길이 있어. 그건 이제까지 걷던 길을 계속 가는 거야. 얼마쯤 가다 보면 '새로운 길을 선택할걸.'이란 맘이 들지 않겠어?  그러니까 후회하는 순간엔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새로운 길을 가다가 또 후회하게 될지언정 말이야. 우리가 남겨두었던 길은 걸어 본 길이니까. 또 걷고 싶진 않을 거잖아.


어쨌든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선택한 길을 걸어왔잖아. 우리는 행복하기도 했고 슬퍼서 울기도 했지.  다시는 겪기 싫은 일도 겪으면서 우린 조금 더 현명해졌잖아. 그러면 된 거 아닐까? 이전 전보다 좀 더 나답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새로 선택한 길을 걷다가 두 갈래길이 나타나면, 더 쉽게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겠지.  이땐 또 조금 더 지혜로워져 있을 테니까. 


후회는 우리 앞에 새로운 길이 나타났다고 알려주는 신호등이고, 이 신호등이 나타날 때마다 우린 조금씩 더 현명해지는데. 후회가 우리 삶에서 굉장한 거 아니면 뭐겠어? 그러니까 우리가 선택한 길로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이야. 


새로운 길이 펼쳐졌다고 알려주는 후회라는 신호등이 보이면, 우린 어느 길을 갈지 선택하면 되는 거고. 선택한 길을 가면서 경험하면 되는 거고. 우리가 경험한 것을 그림을 그려도 되고 글로 쓰도 되고 음악으로 만들어도 되지. 그러면 모두 다 성공이야.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글로 쓰지 않아도 음악을 만들지 않아도 이미 성공이야. 왜냐하면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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