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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Jul 22. 2022

'나'란 벽에 그린 그림

글쓰기는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린 후 그 문을 여는  일이다.

                                                            - 크리스티앙 보뱅 -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버지의 병환 앞 나의 꿈이었다.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는데

꿈은 무너지니 동굴이 되었다.


절망과 낙담의 동굴을 돌아 나오는데, 사십여 년

넘을 수 없는 벽은 꿈이 아니라, 나였다.


내가 나를 넘어서지 못해, 꿈이 무너진 거였다.


나를 넘어가기 위해 '나'란 벽에 문을 그린다

몇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할지 알지 못하지만 나는 문을 그린다.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문은 치유의 문이다.

모든 일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치유의 문에서

문을 그릴 힘을 얻었다.


강물을 거슬러 헤엄쳐가는 연어처럼

'나'라는 알을 낳기 위해, 날마다 나를 거슬러 오르는 글쓰기로

나란 장벽에 문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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