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이 있고 애호와 전문성을 갖추며,
그런 자신을 브랜딩 할 수 있는 개인들이 살아남을 겁니다.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그냥 하지 말라』 中 송길영
아, 대체 저는 어쩌다 짤처럼 되어버린 걸까요.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려야겠죠?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자, 저 최다남과 여러분은 앞선 글에서 조직 안에서 인정받는 것과 함께 개인의 성장을 중요시하고, 상사지향이 아닌 고객지향이라는 일의 본질에 몰입해서 일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아실현과 생계수단의 의미를 동시에 갖는 직업을 얻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해야 할까요?
직장 안에서 내가 하는 일로 나를 브랜딩해야 합니다. 브랜딩이란 대상에 가치를 입히는 행위를 말합니다. 상품이나 기업이 브랜딩을 하는 이유는 결국 비슷한 대상을 속에서 차별성과 경쟁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도 채용 시장 안에서 살아남고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직장 안에서 자신을 브랜딩하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에는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까요?
결국 일하면서 얻어지는 그 사람만의 색과 깊이일 것입니다. 색은 차별성 있는 경험과 역량에서, 깊이는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고민한 정도에서 나옵니다. 이 색과 깊이가 일관성 있는 활동들로 묶여져 내가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며 일하는지, 또 실질적으로 무엇을 잘하는지 명확히 보여줄 수 있어야 브랜딩이 잘 된 것입니다.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이공계열이 아니더라도, 브랜딩이 잘 된 사람은 분명 직업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제에서 조금 어긋난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리는 이런 직장 내 브랜딩이 필수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능력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 강자 생존의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N잡러 열풍'입니다. 최근 본업을 하면서 사이드 잡을 하거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게 수익을 얻는 정형화된 루트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젝트 단위로 사이드 잡을 하거나 창작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판매하고, SNS 계정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얻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능력만 있으면 훨씬 더 자유롭고 다양한 형태로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음으로, '근무형태의 변화'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근무시간과 장소에 대해 유연한 변화들이 생겨났습니다. IT 회사가 대표적입니다. 근무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근무지 자율선택제'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스마트 근무제'는 이제 일반적인 근무형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하는 방식에 대한 관념의 변화를 뜻합니다. 이전에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직원들을 관리해야 일의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했던 반면, 지금은 결과물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 일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자신만의 확실한 능력이 없는 사람은 갈수록 도태되고, '관리자'와 같이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성과를 낼 수 없는 공허한 역할들은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하루에 8시간 일하는 풀타임 근로계약에서 한 사람이 여러 조직에 속해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다중 계약 형태가 늘어갈 것입니다. 기업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단순한 업무는 챗 GPT나 저임금 노동자로 대체하고, 정말 전문성 있는 인력들만 조직에 남기거나 프로젝트 단위로 전문성 있는 인력들과 외주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저는 분명 이런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격변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채용시장 안에서 자신을 브랜딩하고 직업을 가져야 합니다. 이건 자아실현과 개인의 성장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분명 생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은 저, 최다남이 직업을 갖기 위해 열중하고 있는 활동들입니다.
1. 직장을 내 '실험실'로 만들기
직장 밖에서 창업을 하거나 비용을 들여서 우리 일을 하려면 큰 리스크가 따릅니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제 돈을 들이지 않고 이런저런 실험을 할 기회가 생깁니다. 우리가 떠올린 아이디어들 중에서 실행했을 때 잘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는, 검증되지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 직장에서 이런 실험을 해봐야 하는 이유는 '내 일을 할 수 있는 인사이트와 실행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인사이트와 실행력이 있는 사람이 어딜 가든 일을 잘하는 사람이고, 언젠가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백화점에 더 많이 오도록, 또 돈을 더 많이 쓰도록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관련된 실험을 하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에게 의미가 있는 일',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백화점 신용카드 플레이트에 NFT 캐릭터를 넣은 제휴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 백화점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로 인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과도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제휴사 고객을 위한 카드 혜택과 디자인을 준비했다는 게 신선한 반응을 불러왔고, 이후 부서에서 제휴카드가 하나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SNS에서 인기 있는 코미디언 분들을 초청해 백화점에서 19금 스탠드업 코미디를 진행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많은 반대에 부딪혔지만, 젊은 고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그냥 밀어붙여 진행했습니다. 이후 백화점에서 고객 초청행사를 했다는 사실이 윗분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면서, 고객 초청행사를 연간 확대해서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았습니다. 두 사례 모두 그 자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유의미한 참고 사례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저는 지금 요시고라는 사진작가의 점내 전시와 팝업스토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한 실험들 중에는 제 업무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일들도 많고, 리스크를 감수하고 무리해서 진행한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험들은 모두 제 아이디어를 실행해서 결과를 도출해본 경험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직'업'인 최다남이라는 사람의 색과 깊이가 점점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직장 밖에서 자기계발하기
먼저, 독서, 강의, 세미나 등 지식과 역량을 기르는 자기계발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단순한 취미개념으로 남는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내가 설정한 커리어를 쌓거나 직업을 가는 데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 말입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과 역량을 직장 안에서 실험해볼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면, 글쓰기에 대한 경험을 쌓거나 이미지 툴에 대한 사용법을 공부하고, 이를 직장에서 활용해 보는 것이죠.
다음으로, SNS 채널을 운영하거나 창작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모든 비즈니스가 SNS와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회 수나 팔로워 수로 나타나는 영향력은 곧 개인의 경쟁력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이런 경쟁력을 길러야 합니다. SNS 채널과 창작 플랫폼에 콘텐츠를 업로드하다보면, 사람들의 반응을 분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거나 내 일을 할 수 있는 인사이트와 실행력이 길러집니다.
저는 현재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플랫폼에서 구독료를 받고 글을 쓰고 있지만, 이전에는 다른 사람의 글을 잘 읽지 않았습니다. SNS에서 단순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취미처럼 써 내려갔죠. 그러다 구독료를 받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구독자 관점에서 저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채널을 키우기 위해 관련된 책도 읽고, 다른 사람들도 참고하고, 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이곳저곳에 끊임없이 기고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최선을 다하는 남자라는 채널이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시행착오를 거쳐 영향력을 키워갈수록 저에게 더 많은 기회들이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
직장 안과 밖의 활동들이 일관성 있는 경험들로 묶여져 나를 브랜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채용시장에서 살아남고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먹고살기 위해 억지로 일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나 자신을 위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준비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