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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내열 Feb 09. 2024

이제 파타고니아로 들어갑니다 (제 6화)

칠레 파타고니아를 가다

파타고니아가 시작되는 푸에르토몬트 (Puerto Montt) 또는 뽀르토몬트 라고도 부른 이곳을 찾아오니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도시는 한국에 부산 해운대나 광왈리 같은 분위기. 숙소도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어 방에서 밖을 내다보면  마치 해운대에 있는 조선호텔에 투숙해 있는 그런 기분 이라고나 할까? 해변을 걷다 보면 저 멀리에 보이는 화산은 하얀 눈의 고깔을 뒤집어쓰고 있으며 바다에는 여객선이 종일 내 들락 거린다. 눈, 화산, 여객선이 눈에 들어오니 드디어 내가 파타고니아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난다. 여행사를 찾아 내일 투어를 예약했다.




Osorno 화산과 독일마을


우리는 운전사와 가이드가 있는 개인 전용 관광차를 불렀다. 30분 정도 드라이브하여 찾아간 곳은 Puerto Varas. 칠레에서 두 번째로 큰 Llanquihue 호수를 품고 자리 잡은 독일 마을이다. 왜 이곳에 와서 자리를 잡았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 호수가 언덕에 집을 짓고, 호수 건너편에는 365일 하얀 고깔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는 눈 덮인 화산이 보이고, 호수 주변에는 스위스풍의 목장을 만들어 즐기고 있는 그들만의 세상.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니 꽃과 나무로 아름답게 다듬어 놓은 거리는 깨끗한 전원도시 그대로였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아파트 가격이 70만 불에 이른다 한다. 호수 주변을 돌다 보면 학교가 보이는데 칠레에서 지명도가 높은 학교라 한다. 칠레 정부는 넓은 땅에 더 많은 이민자들이 필요하여 독일 이민자들을 정책적으로 초청했었다.




독일 마을을 뒤로하고 우리 관광차는 고도 2,650 미터 높이의 화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고도에 따라 풍경도 변화무쌍하다. 숲이 우거져 나무숲 속 동굴을 달리는가 하면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옷을 벗은 채 넘어져 있는 고목들이 뒹굴고 있는 원시림도 지나친다. 고산지대의 잡목이 보이면서 화산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2,000미터가량 오르니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종착지다. 거기에는 스키족들을 위한 chairlift 가 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었으며 각종 편의 시설도 있었다. 화장실에 가서 소변 보는데 1,000페소, 물값하고 맞먹는다.


길을 따라 산 등선을 걸으면 왼쪽 편에는 눈에 덮인 상정상이 얼굴을 보여주다 다시금 구름 속으로 감춰 버리기를 반복하고 있고 오른편에는 자욱한 안개가 발아래 산과 마을을 뒤덮어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어제는 그렇게도 쾌청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안개, 구름으로 저 아름다운 아래를 내려다볼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울창하게 우거진 높은 산과 눈 덮인 안데스 산들이 만들어낸 호수와 강들은 또 하나의 관광코스가 되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라고차포 (Lago Chapo)라는 호수를 찾았다. 한때는 개인소유였던 호수에 유람선들을 뛰어 많은 관광객들이 물, 산, 호수 주변의 야생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유람선으로 30분간 넓은 호수를 달리고 나니 콧구멍이 시원하다.


시내에는 한국에 어시장 비슷한 안젤모(Angelmo) 시장이 있다. 일층에서는 생선들을 팔고 이층에는 이를 요리하여 주는 식당을 갖추고 있다. 시원한 생선탕으로 빵만 먹었던 목을 다스려 보고자 수프와 조개모둠을 시켰는데 수프는 우리가 기대했던 생선탕으로 추천할 만 하나 조개모둠은 별로였다. 나중에는 시내에서 우리 입맛에 딱 맞은 식당을 찾아냈다. 식당 이름은 Adela, 메뉴는 Paila Marina de La Casa다.


식당 창밖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바로 밑에 도로변에는 바다물개와 동네 개와 갈매기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충분한 눈요기가 되었다, 바다물개가 커다란 쓰레기통에 들어가 먹을 것을 뒤지는 모습 또한 신기하기만 하다




펭귄과 세계 문화유산 고대 목제건물 성당을 보러 갑니다.


칠레에는 43,000여 개의 섬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Archipielago de Chiloe를 찾았다.  호텔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이고 섬 길이가 무려 120 킬로미터나 된다. 버스 이층에 앉아서 주변 경관을 놓치지 않으려고 두리번거리다 보니 우리가 타고 가는 버스는 포장된 도로에서 차량들을 섬으로 연결해 주는 바지선(barge) 위에 올라와 있다. 신기하다. 배 위에 이층 버스 그것도 버스 이층에서 바다와 주변경관을 즐기고 있다니••••••


Chiloe 섬은 펭귄과 산속에 있는 캐빈에서나 볼 수 있는 통나무로 만들어진 (유네스코에 등제된) 세계문화유산 성당건물들이 있다.  총 70개의 성당이 있는데 건축물들이 horizontal log architecture (통나무를 눕혀 집을 지은 건축양식) 에다 이곳 원주민들의 기술을 접합하여 지었다. 그중에서도 16개의 건물은 잦은 지진과 쓰나미를 견뎌내고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오고 있다.


우리는 섬 입구 Ancud에 있는 성당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어느 식당에 들렀다가 주인장에게 성당을 물었더니 기다리라면서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더니만 자기 집에 보관하고 있는 사진(70개의 성당)을 주면서 갖고 가란다. 와우! 놀랍고 고마워요.


내비게이션을 켜고 언덕을 넘어 성당을 찾았는데 이게 웬일이람 2년 전에 불에 타버렸단다. 타다 남은 목재 몇 개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카메라에 담았으나 상심을 어찌하겠는가? 다른 성당들은 거리가 너무 멀고  돌아가는 버스 시간 때문에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물론 펭귄도 만나지 못하고 남은 여정에서 기회가 있을 거라고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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