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든 아빠와 엄마들은 진정 영혼을 불태우면서 가족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열심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두 아이의 대학진로가 정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의 숱한 고민, 결정, 노력, 좌절, 성취를 기록해 봅니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이 도전의 끝이 정말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 기록을 시작하면서, 가족들의 아픔, 고민을 정리하고, 경험을 나누고, 앞으로의 미래를 차분히 준비해 가 보려 합니다.
아마도 비슷한 어려움과 고민으로 잠 못들어 하는 분들께 이 작은 경험과 고민들이 어쩌면 소중한 안내가 되길 바라는 맘도 있습니다.
또한, 저보다 앞서 가신 분들의 소중한 경험을 공유 받고, 좀더 나은 준비와 방향성을 잡아 가고 싶은 맘도 있습니다.
그런 기대를 갖고 첫 기록을 해 봅니다.
큰 아이는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첫 해외 주재생활을 할 때, 큰 아이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곧잘 오바마 상을 받는 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으로 돌아오면 무리없이 적응해 줄 거라는 오판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경원중학교 1학년부터 3년간 너무나 고생하는 큰 아이와 와이프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한국의 입시제도는 선행교육이라는 진입장벽이 너무나 탄탄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채 한국에 와서 중학교 1학년부터 첫 준비를 해 가면 적응해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명백한 오판이었습니다.
가족의 예상과 달리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큰 아이를 보면서 당황했고, 좌절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그렇게, 큰 애와 와이프는 하루하루 무너져 갔습니다.
큰 아이와 와이프는 만나기만 하면 서로에게 맘에 없는 생채기를 내기 일쑤였고, 그렇게 일상은 하루하루 지옥으로 바뀌어갔습니다.
해외에서 우등생으로 여러가지 꿈을 얘기하던 큰 아이에게 한국에서의 중학교 생활은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은, 둘째 아이가 한국 초등학교 적응을 잘 해 줬다는 것이었지만, 큰 아이가 한국에서 대학을 가고, 그 다음의 꿈을 꾼다는 것은 너무나 사치스러운 얘기였습니다.
와이프와 그때 한 얘기들은,
"당신이 해외주재원 생활을 해서 생긴 문제 아니냐.."
"당신도 책임을 갖고 문제해결을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는 원망의 말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내에서 큰 아이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양한 루트로 전문가들을 만나고, 문의하고, 듣고, 고민하고, 알아보는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결론은, 한국의 교육체계는 선행교육이라는 방식(공식적으로는 금지)으로 "시간과 돈"을 써서 진입장벽을 단단히 하기 때문에, 중간에 치고 들어와서는 이 장벽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좌절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다시금 길을 찾아 주는 것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것인가?
큰 애를 위해 해외에서 길을 찾아 주게 된다면, 한국 초등학교에서 적응을 잘 하고 있는 둘째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두 아이에게 무엇이 최선인건가?
와이프와는 이런 질문과 답을 찾기 위한 끝없는 고민과 대화가 매일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저와 와이프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래, 한번 더 해외주재원을 도전해 보자.
그렇게, 큰 아이에게 해외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고, 둘째에게도 최선의 기회를 찾아가 줘 보자.
한국에서 포기해야 할 승진 등의 다른 기회들이 있겠지만, 큰 아이와 가족 모두를 위해 희생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 도전으로,
큰 아이는 와세다대학 국제학부(SILS)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둘째는 미국 하버드 등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게이오대학 경제학부로 입학하게 됩니다.
사실 둘째가 재정보조장학금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으면 첫 도전에서 분명 좋은 결과가 있었겠지만 저희 부부가 너무 서툴렀고, 게이오대학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둘째는 미국에서 성공해 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다시 도전해서 노틀데임대학에 재정지원을 받고 결국 합격하게 됐습니다.
두 아이를 동시에 해외유학 보내는 건 정말 경제적 어려움이 큽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시도도 해 보기 전에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 저역시 잘 압니다.
한국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저희 가족 역시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의 고민, 해결방식은 아마도 이런 꿈을 꿈시는 분들께도 적지만 도움이 될 거라 봅니다.
이제 두 아이와 다시 꿈을 얘기합니다.
저희 가족의 꿈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 도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대입이라는 한 고비의 꿈은 넘어섰고, 그 다음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 중입니다.
미지의 꿈을 위해 달려가기 때문에 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큽니다.
하지만, 도전해 보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가족은 너무 잘 압니다.
이 꿈은 우리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이런 기회를 주신 주님과 성모님께 감사 드리면서 준비해 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