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명문대학 재정보조장학금으로 보내기
미국 명문대학에 자녀분들을 진학시켜서 더 나은 기회를 주고자 하는 분들이 저희도 그렇지만 주변에 참 많습니다.
그래서, 해당 자녀들의 입학할 성적, 역량, 자격을 잘 갖추고 난 다음 부딪히는 난관이 바로 등록금입니다.
매년 9~10만불 수준의 총 경비를 한 가정에서 온전히 4년간 부담한다는 건 만만치 않은 얘기입니다.
거기다 저희 같이 애 둘이 모두 해외대학으로 가길 원하는 경우 미국대학 학비부담 때문에 한 명에게는 미국대학은 포기하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희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경험이 쌓이고 난 지금 뒤돌아 생각해 보면,
‘좀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텐데.. ’
라는 후회도 듭니다. 그래서, 저희보다 나은 선택과 결과를 만들어 보시라는 맘으로 재정보조장학금에 대해 정리해 보려 합니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저희 부부처럼 자녀들이 보통 한국인 학생인 경우 International 학생으로 분류됩니다.일반적으로 미국 명문대학의 장학금은 자국 시민권자 학생을 대상으로 설계된 것이므로 이걸 International 학생이 요구해서 받는 건 사실상 어렵습니다.
거기다, 재정보조장학금 (FA : Financial Aid) 신청 옵션을 포함하는 것만으로도 20위권 이내 대학들은 합격률이 떨어집니다. HYPSM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퍼드, MIT)는 재정지원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합격율이 3% 수준이고, 나머지 20위권 이내 대학은 재정지원 신청 전 합격률 15%, 재정지원 신청 후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Counselor분들이 보통 얘기하십니다.
재정보조장학금 중에 입학사정 시 재정보조장학금 신청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대학을 Need-Blind 대학이라고 하는데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이 여기 해당되므로 원래 합격이 무척 어려운 학교들입니다.
여기까지 알면, 고민이 많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지원하자니 등록금이 부담이고, 재정보조장학금이 어떻게 합격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다 보니 말이죠. 저희도 미국대학 지원을 하면서 재정보조장학금에 대해 잘 안 알려져 있고, 오해도 많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우선, 재정보조장학금은 성적장학금이 아닙니다.
성적장학금은 말 그대로 성적우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주는 장학금입니다. 받은 후 되갚을 필요는 없겠죠.
재정보조장학금은 Need based financial aid라고 정의한 것처럼 지원학생의 재정상태를 보고 재정지원을 요청한 것을 각 학교마다 심의 기준에 따라 평가 후 지원해 주는 장학금입니다.
지원학생의 지원자격과 재정보조장학금 신청 여부를 갖고 입학 여부를 따지는 방식입니다.
물론 성적을 아예 안보지는 않겠지만, 성적이 우수하니 장학금을 주는 성적장학금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재정보조장학금도 대부분 지원액은 상환이 불필요합니다. 물론 일부 Loan을 포함해서 학교에서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구성해 주지만 대부분은 상환이 필요 없습니다.
때문에, 재정보조장학금을 제대로 알고, 충분히 이용하는 게 결국 해답입니다.
그래서, 미국대학, 특히, 학비가 비싼 미국명문대학은 재정보조장학금을 신청해서 받아내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자녀분들을 한 명만 미국에 보내도 부담인데, 둘 이상을 보내면서 재정보조장학금이 없으면 무모한 것이죠.
이렇게 부모의 부담을 늘리면, 결국 부모의 미래와 자녀의 미래를 서로 맞바꾸는 것 밖에 안되겠죠. 가족 전체가 행복하자고 미국대학에 애들 보내는 건데 이렇게 풀어갈 이유는 없을 겁니다. 물론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예외입니다.
첫째는 지금 와세다 대학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하지만, 사실 미국에 파슨즈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해 보고 싶어 했습니다. 해외 국제학교에서 그저 정규 미술수업만 받고 지원한 건데도 2만불 성적장학금 포함해서 합격했지만, 물가 비싼 뉴욕에 있는 파슨즈대학은 성적장학금을 제외한 경비가 8~9만불이 예상되다 보니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첫째 아이가 미국대학 도전할 때에는 재정보조장학금을 잘 몰라서 시도도 안해 본 게 후회됩니다.
둘째 녀석은 다니던 국제학교에서 성적도, 활동도 괜찮고, SAT 성적도 수학 만점에 영어에서 3개 틀린 수준이어서 미국대학을 정말 가길 원했을 때 재정보조장학금 제도를 통해 보내주기 위해 열심히 알아 봤었습니다. 하지만, 재정지원장학금 신청 결과 보기 좋게 모두 불합격하고, 부랴부랴 게이오 대학에 지원해서 합격 후 1학기 다니면서 재수 끝에 노틀데임 대학에 70% 가량 재정지원을 받고 가게 된 겁니다.
큰 아이부터 둘째까지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느낀 건
'잘 알고 지원해야 하겠구나'라는 점입니다.
왜 잘 알고 지원해야 하냐면, 각 대학마다 특징이 있고, 그 특징을 잘 알고 지원할수록 재정지원을 받아낼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대학은 재정보조장학금을 어떻게 지불하는지에 대한 연도별 통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발표합니다.
이걸 잘 살피도록 하세요.
한국에서는 재정보조장학금을 '가난하기 때문에 재정보조장학금을 신청한다'라고 오해하시는 분도 있으세요.
25만불 이상 연소득 가족들도 재정보조장학금을 신청하고 실제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것도 19천불을 매년 평균적으로 말이죠.
한국에 연소득 3억 이상 가족이면 상위 1% 이내 들어가는 가정일 겁니다.
그럼에도 재정보조장학금을 신청한다는 의미에요.
이 분들이 가난해서 재정보조장학금을 신청하는 게 아니라 매년 소득으로는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상황이니 도와달라는 의미로 신청하는 겁니다.
그래서, 재정보조장학금 신청 시의 Need based financial aid 구성 방식을 잘 이해하고 그에 따라 신청액을 구성하셔야 합니다.
재정지원신청액은 연간 소득 기준으로 그 해 가족이 필요한 전체 경비를 차감했을 때 남는 잔여소득을 갖고 지원학생의 연간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지를 따지는 방식으로 산정합니다.
예컨대 연간소득이 1.5억이라고 가정하고 연간 평균지출이 7천만원, 큰 아이가 해외대학 유학으로 5천만원이 들어간다면 잔여소득은 3천만원입니다. 미국대학은 연간 소요경비를 대학에서 연도별로 선정하는데 보통 1억 가량 됩니다. 이 경우 7천만원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인 겁니다.
여기에 소득구간별 평균지원 실적 통계라는 게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재정보조장학금 신청액 수준을 조정하면 합격되면서 재정지원을 받아낼 가능성을 높일 수가 있습니다. 예컨대, 내 소득구간이 1억인데, 정상적인 방식으로 산정 시 재정보조장학금 요구액이 4천만원이라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지원 신청액을 3천만원으로 낮추는 겁니다.
대입과 재정지원 둘다를 챙기는건 무척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결국 가족 모두가 행복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