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의 경계자들
‘그들은 어떤 이유로, 무슨 감정으로 독립을 주장하는 것일까?’, ‘목숨을 잃은 수많은 주변의 사례들이 두렵지 않은가?’
그의 의문이 꼬리를 물고 그를 따라왔다. 그는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그는 이러한 의문을 잠재우고 싶었다.
“아이다.”
“응, 와이어트.”
아이다가 와이어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배는 지금과는 달리 홀쭉했다.
“너는 왜 이렇게 열심히 이 시위에 참여하는 거야? 홍콩은 너와 관련된 국가도 아니잖아.”
와이어트가 그녀를 향해 물었다.
“그야, 물론. 나의 량의 일이니까.”
“량?”
“응, 량이 울면서 나한테 전화를 걸었던 순간에 다짐했었어. 그녀를 도와주기로.”
“너는?” 아이다가 그를 바라보았다. 또렷한 그녀의 동공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던 와이어트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은 홍콩에 관심조차 없었다고. 량이 누군지도 몰랐다고. 그저, 수업이 끝난 늦은 밤 계단에 붙어있는 대자보가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더라고 말할 수 없었다.
쾅쾅! 문을 부술 듯이 두드리는 소리가 연거푸 들려왔다. 잠에서 깬 것 같은 흐린 눈으로, 와이어트는 문을 열었다. 닐스가 양손에 맥주를 든 채 두 팔을 벌리고 서 있었다.
“뭐 하나! 첫날인데.”
닐스는 맥주 한 병을 와이어트에 던져 건네었다. 빨간 별이 그려진 로고 아래로, ‘Bintang’ 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자리를 잡은 닐스가 창밖을 바라보며, 맥주를 들이마셨다.
“이만한 맥주가 없어. 좋은 술이야.”
이내 쌉싸름한 맛이 와이어트의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자넨 담배 피나?” 닐스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면서 웅얼거렸다. 곧이어 그의 손으로부터 빨간 불빛이 떠올랐다.
와이어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닐스는 역시 그에게 담배 곽을 던졌다. 출입국 사무소에서 봤던 담배와 같은 종류였다. 그의 손끝으로 얇은 비닐 질감이 느껴졌다. 텁텁한 첫맛 이후, 강한 독성이 그의 몸을 장악하는 것이 강하게 느껴졌다. 와이어트는 연거푸 거친 기침을 뱉었다. 이내, 그 맛이 자연스러워졌을 때쯤 닐스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원래 담배를 폈었나?”
“가끔씩요. 몸에 잘 맞지는 않아서요.”
닐스가 폭소를 터뜨렸다.
“거 참, 큰일이군. 여긴 굉장히 독한 담배뿐이 팔지 않는데 말이야.”
“괜찮습니다. 정말 자주 피우는 건 아니라서요.”
와이어트는 담배 연기 너머로 어두운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 옆의 닐스도 그와 함께 밖의 경치를 감상했다.
“자네에 대해서는 조금 전해 들었어.”
“그런가요? 베네딕트 교수님이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궁금하네요.”
“파푸아의 독립투쟁 특이성에 관해서 답을 찾고자 한다면서?”
와이어트를 쳐다보는 그의 표정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
“순진하군. 내 첫 생각이었어. 그러면서도, 내 어린 시절도 떠올랐고. 암튼! 모든 쉽지 않을 거란 거는 확신했지.”
닐스가 헛기침을 한 뒤, 자신의 옷에 손을 비볐다. 와이어트는 턱에 손을 괸 체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일단은 내 일정에 따라와야 할 걸세. 내일 아침부터 가봐야 할 곳이 있어. 자네도 내 일을 도와야 하니 오늘은 어서 자게.”
“어디로 가는 거죠?” 와이어트가 물었다.
“비밀일세. 그래야 더 설레지 않겠나?”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꺼져버린 담배꽁초를 밖에 던졌다.
“무릇, 멀리 있는 물음에 다가가기 전엔, 가까이 있는 것부터 살펴야 하지.”
그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방문을 나섰다.
와이어트 역시 짧게 남아버린 뭉툭한 담배꽁초를 밖에 던졌다. 창문을 반쯤 닫고, 침대에 누운 와이어트는 닐스의 마지막 말을 곱씹었다. 낯익은 말이었다. 수개월 전, 그가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기도 했다.
게시판은 알 수 없는 중국어와 번역을 돌린 듯한 영어로 적혀있는 글로 뒤덮여 있었다. 마치 자신들이 교내에 얼마나 많은 수가 위치하고 살아가는 지를 압도적으로 표출하며 시위하는 듯했다. ‘속지 마세요’ 라 쓰여 있는 글을 양반이었다. 대다수의 글은 중국의 속국사상이 확연하게 나타나 있었고, 그것은 마치 상대를 조롱하는 느낌을 풍겼다. 확연한 두 그룹으로 나뉜 이들은 서로의 주장을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빼곡히 쓴 글이 가득했다. 홍콩의 편을 드는 누군가의 대자보 옆에 중국 측 입장의 다른 대자보가 그 위에 덮여 있었다.
이념으로부터의 양분화. 그것은 지역의 거리성을 제외하곤 자신이 그토록 궁금해하던 새로운 세상의 한 편이었다. 그것을 본 와이어트는 중얼거렸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서만 몰두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눈앞에 있는 현실은 외면하면서’
와이어트는 침대에 누워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를 바라보았다. 문득, 그가 닐스에게 받은 담배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는 여전히 탁자 위에 놓여있는 담배를 손에 쥐고 창가에 섰다. 입가 너머로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그는 잊고 싶던 기억을 되새김질해야만 했다.
그날 오후의 시위는 조용히 시작되었다. 퀸즈랜드대학교의 서쪽 입구 광장에는 반쯤 마른 비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 위로 시민들과 학생들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몇 개의 피켓과 작은 메가폰, 흰색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드문드문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광장의 공기는 눈에 띄게 변했다. 홍콩의 자유를 지지하는 문구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렸고, 티셔츠에도 이러한 구호를 새긴 이들이 주먹을 쥔 손을 앞으로 흔들며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다양한 목소리가 뒤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광장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가 꿈틀거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한쪽에 설치된 작은 스피커 앞에 선 량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그들은 나의 정체를 폭로하고 협박했어요. 내가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은 량의 말을 경청하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앞에 놓인 피켓에는 실제 폭행과 신상 유출 피해 날짜, SNS상 협박 메시지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노란색 헬멧을 쓴 아이다와 그녀의 남자친구 케빈은 량의 옆을 지켰다.
그 순간, 멀리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한 무리의 이들이 대학교 정문 쪽에서 걸어 들어오더니, 그중 한 명이 흰 종이 뭉치를 시위대 앞에 과격하게 던졌다. 바닥을 맞아 펄럭이며 흩어진 종이들은 가짜뉴스를 경고하며 ‘조작된 정보에 속지 말라’는 내용의 인쇄물이었고, 그 문장 아래엔 영어와 중국어가 병기되어 있었다.
“이건 진실이 아니야. 이건 너희 모두를 속이는 선동이야!” 그들의 대표처럼 나서서 외치던 남성은 누군가의 손에 들린 확성기를 빼앗아 들고 있었다. 순식간에 구호가 고성과 섞이기 시작했다. 언론 카메라 셔터 소리도 반복되었다. “홍콩에 자유를! 민주주의에 정의를!”이라 외치는 목소리들과, “분열을 멈추어라! 허위정보 중단하라!”라고 외치는 목소리들이 얽히며, 사이렌 같은 웅성거림이 브리즈번의 늦은 오후 하늘을 뒤흔들었다.
와이어트는 구호를 외치지 않았다. 단지, 그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아이다와 케빈을 바라만 보았을 뿐이었다. 와이어트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의 이유를. 심지어 왜 자기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조차. 한 남성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을 때, 그는 몸을 돌아선 채로 도망쳤다. 그 뒤로, 자신의 뒷모습에 향해진 수많은 시선들을 피해 그는 도망쳐야만 했다.
그러나,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니는 것만은 피할 수 없었다. 오직, 아이다만이 그의 곁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꺼져가는 담배를 바라보며 와이어트는 다시 한번 그녀에 고마움을 느꼈다. 마지막까지 그를 배웅해 주던,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다음날, 닐스는 오래된 트럭 한 대를 끌고 숙소 앞에 들어섰다. 구형 갈색 트럭은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신음을 냈다. 그가 힘차게 시동을 걸자, 갈색 트럭은 몇 번의 헛기침 후 자리를 움직였다. 계속되는 햇빛에 얼굴을 찡그리던 닐스는, 손을 더듬어 트렁크에서 선글라스를 찾았다.
“부모님은 아시나? 자네가 이런 위험한 곳에 온 것을?” 닐스가 말했다.
“모르십니다.”
“저런! 이럴 게 아니군.” 닐스는 차를 멈춰 세운 뒤, 와이어트를 꾸짖었다.
“지금 당장 전화하게! 내 앞에서.” 그는 와이어트를 노려보았다.
와이어트는 조용히 말했다. “돌아가셨습니다. 두 분 다.”
다시 트럭이 무안한 헛기침을 뱉은 후 움직였다. 닐스는 시선을 앞에 둔 채, 라디오 근처를 손으로 더듬었다. 와이어트가 대신 버튼을 누르자, 음악이 차 안에서 흘러오기 시작했다.
“미안하네. 정말로 알지 못 했어.” 안절부절못하며 닐스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닐스 씨는 혹시 결혼하셨나요?” 와이어트가 화제전환을 하듯 재빨리 말을 돌렸다.
“나? 애도 있어. 쿠알라룸프르에 있는 영국식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지. 이름이 뭐랬더라, 킹스…“
닐스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나 원 참, 자주 이런다니까. 보다시피 자주는 못 봐. 이런 떠돌이에게 정상적인 가족생활이란 게 가당키나 하겠나?”
“음… 지금 어디 가시는 거죠?” 다시 한번, 와이어트가 화제를 바꿨다.
“아르팍 산. 비악 족의 터전이지” 그가 빠르게 응답했다.
“지루할 수 있더라도, 나 같은 사람들은 꾸준히 그런 곳을 비춰야 해.” 그가 조심스레 말했다.
마지막 표지판 너머로, 도로의 폭이 점점 줄어들었다. 이제는 차 한 대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좌측으로는 큰 호수가 보였다. 그 뒤로는, 끝을 알 수 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주변 풍경 사이로, 거친 나뭇가지들이 열린 창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마노콰리에서 남쪽으로 달리던 트럭이 갑자기 구불구불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창밖으로 보이던 평탄한 해안가 풍경이 사라지고, 대신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녹색 벽이 그들을 맞았다.
아르팍 산 초입 부분에 한 남성이 그들을 마중 나와 있었다.
“반갑군!” 닐스가 반가운 목소리로 그를 향해 외쳤다. 그는 공손히 그들에 인사를 건네었다. 그는 자신을 아욕이라 칭했다. 비악 섬 출신이지만 30년째 이 산에서 살고 있다는 남자였다.
“저의 조상의 터전입니다. 이곳에 제가 머무르는 것은 삶의 섭리죠.” 묵묵히 산을 오르며 그가 말했다.
“왜 산의 이름이 아르팍인가요?” 와이어트가 그를 뒤쫓아가며 물었다.
“비악 족의 언어로, ‘불 위에 자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숨소리 한 번 바뀌지 않은 채, 그가 답했다.
아까부터 땀을 조금씩 흘리던 닐스가 외쳤다. “도대체 끝이 어딘가?” 그의 목에 매달린 카메라가 들썩였다.
“끝이요?” 아욕이 웃었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시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하는 말일세.”
“이 산은 저희에게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걸어 올라가도 나무들이 정상을 보여주지 않죠. 물론, 아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닐스가 거칠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매번 이러한 물음을 던집니다. 그만 내려가야 하나? 그렇기엔 너무 많이도 올라오지 않았나? 결국 이러한 의문을 끊임없이 묻고 나면 도착해 있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죠.”
“멋있군. 자네의 말인가?” 닐스가 신호를 보내자 와이어트가 수첩을 꺼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모든 건 산이 말해준 삶의 방식일 뿐입니다.” 그가 다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구름 위로 솟아오른 호수. 2,000미터 고도에서 만난 이 거울 같은 수면은 마치 하늘이 땅에 내려앉은 듯했다. 바람 한 점 없는 물 위로 주변의 원시림이 완벽하게 반영되어,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환상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오직 정체 모를 새소리만이 귓가에 울릴 뿐이었다.
“극락조입니다. 운이 좋군요.” 아욕이 손을 귓가에 대며 말했다.
“왜 그런가?” 닐스가 물었다.
“쉽게 볼 수 있는 새는 아닌데 말이죠. 뭔가 오늘은 좋은 일이 일어날련가 봅니다.” 아욕이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정상에 도달하자, 울창한 밀림이 그의 눈앞에 드러났다. 그곳엔 한 그루의 나무가 아득하게 높이 솟아 있었다. 그 양 옆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안개 사이로 숲이 가지고 있는 장엄함과 아름다움이 새 나왔다. 저 멀리 위치한 거대한 돌산이 수줍게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뒤로 구름 떼가 갈고리 모양을 띈 채 몰려오고 있었다. 이와 함께 붉은빛의 태양이 그 주변을 주황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훌륭한 수채화 그림 한 폭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이곳은 우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곳입니다.” 아욕이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 맞아. 그래서 여기서 꼬레리 운동이 발생한 곳 아닌가?” 닐스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답했다.
“맞습니다. 우리는 이곳을 떠난 만스렌이 언젠간 다시 재림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만스렌이 혹시 누굽니까?” 와이어트가 펜을 들고 물었다.
“정확히는 만스렌 망운디입니다. 외세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줄 신적인 자죠. 우리는 그의 후손이 다시 이 땅에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따릅니다.”
“파푸아의 저항운동의 출발점이지. 수많은 세력이 파푸아를 탐했고, 그때마다 그의 후계자라고 칭하는 이들이 등장했어. 결국은 뭐…” 와이어트의 등 뒤로 나타난 닐스가 속삭였다.
“믿지 않으시는 모양이군요.” 아욕의 시선이 저 멀리 닿아 있었다.
“우리가 믿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닐스가 풍경을 맞대어 서 있었다.
“저는 믿습니다. 서쪽으로 떠난 만스렌이 곧 저희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걸요. 핍박과 고통을 씻어 줄 만큼 장엄하고 위대한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다시 나타난다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 같은가요?” 와이어트가 물었다.
“대단히 놀라운 모습일 겁니다. 지금껏 제 조상들로부터 이어져 온 기나긴 외로움이 잊힐 만큼요.”
힘찬 어투와 함께, 아욕의 눈이 고요하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와이어트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관찰자였다. 그가 가진 태도, 믿음, 방식. 이 모든 것을 그는 음미했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까? 막연한 두려움이 그를 덮쳤다. 그는 다시 떠올려야만 했다. 포장되지 않은 구불구불한 길, 그의 볼을 할 퀸 거센 나뭇가지, 소리 없이 삶을 알려주는 숲, 그것을 따르며 살아가는 이. 그는 눈앞에 서 있는 사내를 다시 바라보았다. 바람결이 그의 얇은 옷을 훑고 지나갔다. 나풀거리는 그의 옷 아래로 그가 굳게 믿고 살아온 스스로의 삶의 방식이 드러났다. 동시에, 그들이 서 있는 정상 아래서 극락새의 울음소리가 넓게 울려 퍼졌다. 그 울음소리는 한동안 잔음처럼 그의 기억 속에 머물렀다. “자, 이쯤 됐으면 내려갑시다.” 모처럼, 닐스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릎을 털며 그가 앞장서서 내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