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가 되고 싶은가?

by 소소한 특별함

요가의 여러가지 동작중 '수리야나마스카라'가 있다.

요가의 동작들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자연스러운 연결로 동작들을 완성하는 아사나이다.


수리야나마스카라(suryanamaskara)는 지도자 과정 중 셀프수련에 포함되어 있었기에 동작들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수업이 시작되면서 10분간 살펴보라고 한다.


"왜~?"

"무엇을?"


눈으로 순서를 집어보고, 들숨인지 날숨인지를 확인하였으나, 선생님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였다.

'초보강사'라는 설정을 하고 레슨을 하는 것이였다.

그것도 내가 첫 번째 순서로.


강사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에게 설명만으로도 동작을 따라할 수 있게끔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동작을 하면서 구령을 붙이고, 호흡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였다.

설명하느라 아사나 순서도 잊고 다음 동작으로 자연스러운 이어짐을 할 수가 없었다.

주어진 10분을 훌쩍 넘겨 20분에 시연을 마쳤다.


모두가 나만 빼고 잘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아사나 고유명칭들을 사용하는 회원과 아사나 동작이 완벽하게 제연되는 회원들을 보면서 나는 점점 작아졌다.


타고난 유연함으로 동작들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컨디션에 따라 수행이 어려운 동작들은 대충 따라하면 되었기에 요가원 회원으로 참여하는 수업에는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된 지도자과정에서 남들과 비교하며 나를 괴롭히고 있는 중이다.


강사가 되고 싶은가?


모두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강사에 대한 꿈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나 역시도 군대 간 아들의 빈자리를 헛헛함으로 보내고 싶지 않아 시작했다고 소개하였다.

그러나 솔직하지 않았다.

내 마음 깊숙한 곳에는 강사가 있었다.


지금 강사가 되고 싶으나, 아사나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나와 충돌중이다.

모두가 처음부터 완벽하거나 잘 할 수 없음을 잘안다.

그러나 이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마음은 힘들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그들보다 무엇을 하던 2, 3배이상을 더 애써야하지만 내가 선택했기에 기꺼이 이행하고 있지만 재미가 사라졌다. 셀프 수련을 정신없이 하던 나는 온데간데 없고, 1시간을 채우기위해 시계만 확인하고 있다. 이대로는 강사가 되기 어렵지 않은가...


지금은 집중할 때임을 잘 알고 있다.

다른 어떤것 보다 우선시 해야하는 것을 머리로는 아는데, 몸은 너무도 쉽게 지쳐 저녁시간이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정해진 시간안에 완성을 해야하기에 마음이 조급하다.

처음의 목적처럼 "이왕 하는 운동 좀 더 체계적으로 알고 하면 좋잖아요"로 나는 만족할 수 있을까?



KakaoTalk_20251112_234537426.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