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여운 삽목이들이 쑥쑥 잘 자라고 있다. 이제 봄이 오려고 하는지 확실히 새잎 내는 속도가 한겨울에 비해 빨라졌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환기시키기, 물 부족한 식물 체크하며 물 주기, 사이즈 작은 식물들 분갈이해주기 등은 정말 어렵고 힘들지만 이렇게 새순 뿜뿜 내주면 세상 행복하다.
플라스틱 도시락통에서 꼬물꼬물 자라고 있는 새순들! 비좁다고 아우성치는 것 같아 조만간 분갈이를 통해 각각 집을 마련해줄 예정이다. 부지런한 식집사를 만났으면 벌써 새집을 얻었을 텐데 게으르고 할 일 많은 식집사는 오늘도 공사가 다망해 분갈이를 내일로 미룬다. 일단 눈으로만 요리보고 죠리 보면서 예쁘다 해주는 중이다.
이게 삽목하기전 줄기하나에 마디 하나씩 자른 모습이다. 이렇게 잘린 개체를 플라스틱 통에 수태를 넣고 꽂아 주었다. 수태 번식을 하는 식물들은 밀폐를 해야 하는데, 다이소에서 구입한 플라스틱 리빙박스에 넣은 모습이 예쁘지 않아 선반 가장 하단 빛이 안 들어오는 곳에 두고 방치하다시피 키웠을 때는 솔직히 삽목 실패를 많이 했다. 성공한다 해도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잎꽂이 삽목은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쳐있었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삽목이 잘 안 된다면 방식을 바꿔보자고 결심한 뒤 햇빛 잘 들어오는 선반 상단에 올려두고 전용 식물 등까지 비춰주자 확실히 달라졌다. 새순 내는 속도도 빨라지고 실패율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역시 사람이나 식물이나 정성과 햇빛이 필요하다는 걸 몸소 깨달은 순간이었다.
뿌리는 어느새 수태에 가득 차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이다. 이렇게 뿌리가 많으면 흙에 심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음에 반성을 했다. 그동안 뚜껑을 열고 위에서만 지켜봤기 때문에 하단에 이렇게 뿌리가 많이 내렸는지 미처 몰랐었다. 내일은 기필코 독립시켜 분갈이를 시켜주겠다고 결심, 또 결심을 했다. 각각 나눠 심어 몇 개는 내가 키우고 몇 개는 새 주인을 찾아줄 예정이다. 사실 이렇게 내가 삽목해 기른 식물들은 분양할 때는 서운한 마음도 든다. 매일 살펴보고 스프레이 뿌려주고 환기시켜주고 무심한듯해도 은근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가올 봄을 위해 제라늄, 베고니아, 룬데리 파티타임 등을 삽목 했다. 봄엔 식물 시장이 활기를 찾고 그만큼 수요도 많기 때문에 식테크를 하는 사람에겐 대목이라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찾기 전에 미리 삽목을 해 뿌리를 내려야 한다. 삽목을 위해 이번에 선택한 방법은 물꽂이며 종류별로 어두운 음료수병에 물을 담아 꽂아줬다. 약 이주쯤 후에 새 뿌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래서 늘 식집사는 바쁘지만 하얀 뿌리를 보고, 새 잎을 볼 때만큼은 세상 행복한 사람이 된다. 돈을 떠나서 마땅한 취미가 없는 분들께 식물 키우기를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