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몸에 질려서 동기 부여 해버렸어
원래 몸이 약해서 어렸을때 폐렴과 알레르기성 질환(천식,비염)에 괴로워하다보니 뛰는 운동은 내게 위험했어. 학교 체육시간에도 잘 참여하지 못하고 멍하니 구경만 하고는 했었는데 스물한살 무렵 훈련소에서부터 툭하면 기합을 받다보니 기초 체력의 필수성을 느끼게 되었지. 조금만 뛰어도 헉헉대면서 쓰러져가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기도 하고 남과 비교해서 열등감에 괴로워했지. 학창 시절부터 기합 한번에 온몸이 쑤셔서 신체 활동에 두려움을 가졌었는데 더 이상 물러서거나 도망가는 겁쟁이가 되고 싶지는 않았어. 그러고보니 가끔씩 팔 굽혀 펴기를 하곤 했었는데 고등학생때였나 85개까지 쉬지 않고 반복해보니 건강과 근력에 무척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거든. 물론 기관지 천식이 심해서 달리는 운동은 사절이었지만 팔 굽혀 펴기처럼 나에게 적합한 운동을 몇가지 찾아서 도전한다면 큰 무리 없을거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했었지. 그래서 TV에서 운동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근육 잡지도 몇개 보면서 스스로에게 환상으로 채워진 동기 부여를 하기 시작했지. 지금 돌이켜보면 초등학생시절부터 중국 쿵푸 영화에 심취해서 강하고 멋진 남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해온 것 같아. 이소룡의 지방 제로 근육질의 몸은 액션의 원천이기에 나도 노력만 한다면 저렇게 될거야한다는 꿈같은 환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어. 젊은 시절에 그러한 환상에 지배되지 않으면 하릴없이 방황했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의지를 키워나가면서도 귀찮음때문인지 선뜻 본격적으로 신체 단련을 하지는 못했었어. 가끔씩 사업 이나 사회 생활에 실패를 겪고서는 마음의 재활을 강도 높은 신체 단련으로 해내어서 TV에 출연한 사연도 접하고, 이렇게나 심신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운동을 왜 진작에 하지 않았을고~를 속으로 외치면서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지.
한때는 몸짱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언론에 의해서 포장되면서 젊은 남자들이 이성에게 매력을 뽐내기 위해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해서
내가 걸어온 운동의 역사를 순서대로 서술하자면 팔 굽혀 펴기 -> 스쿼트 -> 레그 레이즈 피스톨 스쿼트 -> 카프 레이즈 -> 요가 -> 필라테스 -> 아처 푸시업 -> 좌전굴 -> 다리 찢기 -> 원암 푸시업 -> 힐업 피스톨 스쿼트로 정리할 수 있어. 이 중에서 레그 레이즈, 카프 레이즈, 요가, 필라테스는 다른 운동으로 그 효과를 대체할 수 있기에 지금은 하고 있지는 않아. 사실은 요가와 필라테스에 대해서 불쾌한 경험이 있기에 다른 운동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개선해서 굳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지. 특히 필라테스는 남자가 창안한 운동인데도 내가 어깨 통증을 완하하려는 목적으로 등록하겠다고 하니 남자 원장이 왜 배우려고 하냐며 몇차례 반복해서 질문하면서 이상한 사람 취급하더군. 여자만 배운다는 고정 관념을 쳐부셔야할 사람이 도리어 편견만 조장하다니...우리나라 필라테스의 수준이 알만해.
내가 만약 운동을 처음 시작하던 30여년전으로 거슬러 내려갈 수 있다면 팔 굽혀 펴기보다는 좌전굴과 다리 찢기로 먼저 유연한 몸을 만들어놓고 나중에 점진적으로 근력 단련을 시작할거야. 이미 관절 사이를 근육으로 채워놓은 상태에서 햄스트링을 신전하고 고관절을 펼치려니 지옥의 형벌만큼이나 지독했어.
우여곡절끝에 10대 시절만 하더라도 작고 약했던 내몸은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로 작지만 탄탄하고 건강해보이는 외형을 구축할 수 있었어.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 평균 10분 미만의 시간으로도 충분히 근력과 유연성을 겸비할 수 있도록 루틴을 최소화/최적화를 이루어냈어. 이러한 면을 본다면 신체 단련이야말로 노력한 만큼 결과가 정직하게 드러나는, 이른바 실시간 보상이 이루어지는 최고의 자기 계발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