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만 해도 괜찮아
근육맨이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관련 잡지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거짓말의 홍수라는 말이 실감나. 사실 전문 운동 선수가 되려는 생각이 없는데도 인간의 극한에 도전하거나 불법 약물로 근육을 불리고 식사를 통제하는 것은 너무도 불합리하고 어처구니가 없지. 나는 올해 22년차 직장인으로 운동 선수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계획이 전혀 없어. 그래서 적당히 운동하면 되지만 롤모델이 되어야할 그들은 인간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과학적인 몸을 갖고 있어.
보디빌딩을 이야기할때 여기에 종사하는 현역 선수들이 기구에 매달려서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만을 보여주지만 뒤켠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 인슐린등을 자신의 몸에 직접 주사하는 광경은 전혀 나오질 않아. 그래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의 순간을 열정으로 불태우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게 마련이지. 물론 약물 사용자들도 할 말은 있지. 약만으로는 이런 몸을 만들 수 없다고 항변하지만, 스테로이더와 내춰럴 대회의 근육량의 차이를 본다면 역시 운동보다 약을 꽂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주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어. 내 회사 동료중에서도 엄청난 두께의 팔근육으로 술잔 돌리던 사람이 있었는데 2년후에 보니 그 많던 근육은 온데간데 없고 평범한 사람이 되어 있었지. 표정이 너무 암울해 보였는데 혹시나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몸에서 남성호르몬이 더 이상 자체 생성되지 않는 것일까? 얼굴에 수염도 없이 희디 희니까 더욱 의심스러워. 우리 몸의 근육이 붙을 수 있는 한계는 이미 적절하게 정해져 있는데도 약물을 남용해서 무리하다보면 남성 호르몬 생성이 중지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심장도 근육이라고 커질대로 커진 심장에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 크기는 그대로라서 마치 심혈관 경화같은 증상으로 돌연사 위험도 급격히 높아지지. 이쯤 되면 근육이 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죽음으로 인도하는 독이 되는 거야. 허무한 결말이지.
몸짱 열풍을 타고 보디빌더들이 취미로 돈벌이 하기 위해서 피트니스 센터를 우후죽순으로 개업했다가 코로나 충격으로 한번 망하고 몸짱 환상의 파멸로 두번 망하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어. 약물의 도움 없이 그림 같은 몸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 퍼져나가면서 업계도 점점 쇠락해져 가는 중이야. 이전에 남성 잡지에서 읽었던 허무맹랑한 광고 기사가 생각나. 침팬지처럼 생긴 아저씨가 스테로이더 인증 하듯 승모근이 위로 불끈 솟은 몸을 하고 젊은 참가자들에게 식단만 신경 써도 나처럼 될 수 있다면서 약을 파는데, 일명 "기회의 창'이라는 사이비 이론을 설파하더라구. 근력 운동 직후 30분안에 단당류 섭취하고 2시간 이내에 복합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듬뿍 먹어야 근육이 잘 자란다는 주장인데, 단지 근육 1g에 연연하는 처지가 아니라면 의미 없는 이론이야. 잘 먹는 다는 말이 약 먹는 다는 의미로 들리는 묘한 느낌이었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일반인들은 하루 세끼만 영양 골고루 섭취해주면 전혀 문제될 리 없지. 스테로이드 꽂지도 않았는데 단백질 먹어봐야 잉여분이 체외로 배설될 뿐이잖아.
약물의 위험성이나 극단적인 편향 식단외에도 지양해야 할 것은 운동 중독이지. 하루 종일 땀을 쏟다 보면 관절이 고장나서 금방 목발 짚고 다니게 되는 것도 시간 문제야. 내 경우에는 팔 굽혀 펴기와 피스톨 스쿼트를 20년 가까이 해오고 있지만 정확한 자제로 반복하면 무릎이나 고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아. 억지로 무거운 것을 이고 극기 훈련할 필요 없이 자신의 체중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운동 강도를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살면서 피트니스 센터에 한번도 가질 않았어도 몸이 탄탄해. 사실 무리 없는 안전한 근력 강화가 맨몸 운동의 주요 효과이기는 하지.
하지만 맨몸 운동도 과장 광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아. 무지막지한 근육질의 사나이가 스크린안에서 팔 굽혀 펴기를 땀 흘리면 반복하고 있더라도 나는 그 근육이 단지 팔 굽혀 펴기만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님을 알고 있어. 약물과 보중제로 키워낸 근육이라도 카메라 앞에서 팔 굽혀 펴기를 간단히 몇번 해주면 보는 사람들은 그저 팔만 굽혔다가 펴기만 해도 저렇게나 우람한 근육이 자라는 것으로 착각하겠지. 그것에 속아넘어가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물론 몸에 탄탄한 근육이 자리 잡는 느낌은 확실하게 잡을 수 있지만 원래 기대했던 그런 몸과는 거리가 있어. 전반적으로 피트니스 업계가 환상을 팔고 소박한 현실을 은폐하려는 경향이 강하기에 명심해야할 부분이야.
사실 피트니스 산업에는 약물, 영양제, 고가의 운동 기구가 개입되어서 진실된 길을 스스로 찾기 전까지는 시행착오가 필수일거야. 그저 건강한 몸을 만들고 근육 조금 붙이는 것만을 목표로 지향했기에 어디서나 찰나의 순간만으로도 단련 가능한 맨몸 운동을 선택했고 아주 만족하고 있어.다만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근육은 아니기에 겉으로만 봐서는 오랫동안 성실히 단련된 몸임을 증명하기 어려워. 사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불법 약물로 몸을 키우려 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거추장스러운 근육 붙인다고 건강과 미래를 망칠 수는 없기에 사양하겠어. 다이어트, 관절 파손같은 것 염려 붙들어매고 맨몸 운동이나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