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굽혀 펴기는 반려 운동이야
사실 좌전굴과 다리 찢기를 먼저 해두어야 했지만 30여년전에 내가 아는 운동중에서 혼자서 조건의 제약 없이 할 만한 운동은 팔 굽혀 펴기였어. 고등학생시절에도 가끔씩 수십개씩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한 것은 스물 한살 무렵이었던 것 같아. 방법은 단순 일변도였지. 자세 신경쓰지 말고 무조건 팔에 힘이 떨어져서 쓰러질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었어. 세트로 분할해서 하는 방법도 몰랐었기에 홀로 고통을 참아가면서 발버둥쳤지. 그렇게 애쓰다보니 어느새 백개를 넘기게 되고 인터넷에서 지식을 습득해서 두 손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도 하고 넓히기도 하면서 자극 부위를 삼두근에서 어깨로 바꿔가면서 단련했어. 그러다보니 복학전에 쉬지 않고 230개를 반복할 수 있었는데 몇개고 더 할수 있었지만 시간이 아까워서 그쳐서 그런 것이고 마음만 먹으면 500개정도는 문제 없다고 생각했아. 당시에는 팔 굽혀 펴기에 진심으로 심취했기에 하루에도 다양한 자세로 100개씩 여러번 했었어. 아래 방향에서 위로 올려보는 각도에서만 근육이 확인되는 다리에 비해서 팔 근육은 바로 확인이 쉽게 되어서 노력에 비례하는 보상이 보장되는 훌룡한 운동이었지. 비록 식스팩은 없었지만 츄리닝 티셔츠만 입은 내 모습을 유리창에 비추면 어깨가 무척 넓어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지. 그러다가 복학해서는 뭘 그리 고민이 많고 여유가 없는지 운동을 그만두었어. 아주 가끔씩 생각날때만 했는데 이상하게도 약속이나 한듯이 26개가 한계였어.
그러다가 어느새 졸업을 하고 취직해서는 자유 시간이 없는 빠듯한 삶이 시작되었는데 스트레스의 여파로 몸무게가 48키로그램에서 60이 넘어 버렸고 몸이 무거워지다보니 쉽게 지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났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다시 팔 굽혀 펴기를 시작했고 26개에서 100개로 반복 횟수를 이전에 했던 것처럼 올릴 수 있었어. 하지만 역시 퇴근후 귀가하면 거의 자정이 되는 지라 주말에만 운동했는데 자주 반복하지 못하니 팔 굽혀 펴기가 너무 힘들었고 심한 압박감을 느꼈어. 그러던 와중에 어깨 통증을 달고 사니까 팔 굽혀 펴기가 원인인가 보다 해서 다시금 운동을 그만두었지. 나중에 알고 보니 팔 굽혀 펴기가 아니라 회사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기인한 승모근 긴장에 의한 통증이었어. 그러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퇴근 시간이 앞당겨지고 퇴근 후 한가한 시간을 갖게된 나는 다시 또 시작하게 되었지. 몸을 일직선으로 만들어서 코어 근육에 자극을 주고 반복 횟수가 50회 이상을 넘어가면 복근과 발가락끝까지도 팽팽하게 긴장되면서 단련이 되는 전신 운동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지. 팔 굽혀 펴기만 하면 운동 효과가 팔에만 국부적으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플랭크나 달리기처럼 코어와 하체 근육도 단단해지기에 참 가성비가 좋은 운동이라서 땀 흘린 보람도 있었어.
한번은 내가 메이저리그 투수 요한 산타나의 노히트노런 게임을 배경으로 팔 굽혀 펴기 100개를 6분 정도에 하는 증명 영상을 촬영해서 회사 동료에게 보여주었는데 젊은 친구들이 진심으로 감탄하더라구. 그 친구들도 단단한 팔 근육을 갖추고 있었지만 세트 분할이 아니라 쉬지 않고 반복가능한 최대치가 20개 정도라고 하는데
하지만 운동의 한계도 명확했지. 반복 횟수가 60개 정도 되면 100개를 해도 겉으로 보이는 근육에는 차이가 없어 보여. 더 힘들게 운동하는데도 보상이 없어서 점점 이렇게 계속 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생겨났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