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3가지 소원

by 친절한 손원장


BuzKgOoIcAAHYNa?format=jpg&name=small "Genie, You're Free." 치매와 우울증을 앓고 있던 로빈 윌리엄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 때, 아카데미에서 X (옛 트위터) 에 올린 포스팅.



아이들이 디즈니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내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났다. 나도 디즈니 만화 영화를 참 좋아했는데, 특히 ‘알라딘’을 참 좋아했다.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날겠답시고 쇼파에서 양탄자를 타고 뛰어내리기도 하고, 같이 놀기 싫은 불쌍한 동생을 뒤에 억지로 앉히고 공주를 구하러 가자고 외치기도 했었다. 영어도 잘 모르던 내가, 뜻도 모르고 소리 나는 대로 거의 모든 대사를 외울 정도로 수 십 번은 본 것 같다.

알라딘은 램프의 요정 지니를 통해 3가지 소원을 빈다. 그 영화를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각각의 인생에서 이뤄졌으면 하는 3가지 소원을 생각해봤을 거다. 실제로 알라딘이 빌었던 소원은, 첫 째 왕자가 되게 해주는 것, 둘 째 위험한 상황에서 목숨을 살려주는 것 (극 중에서는 지니가 물에빠져 정신을 잃은 알라딘이 소원을 빈 것으로 쳤다), 그리고 마지막은 지니의 자유를 빌어주는 것이었다. 어렸을 땐 몰랐지만 나이가 드니 각각이 참 깊은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첫 번째는 누구나 꿈꾸는 강력한 권력과 재물이다. 하지만, 길거리에 살던 거지를 하루 아침에 왕자를 만들어주는 것은 한계가 있는 행위였다. 알라딘은 본인의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고 모자 속에 마법의 램프를 숨기고 조마조마하며 지냈지만, 그마저도 금새 들키고 말았고 결국에는 마법사 자파에게 램프를 빼앗기고 말았다. 갑자기 권력과 재물이 생기는 일은 실제로 벌어지기도 어렵고, 주어진다고 해도 지키기 어렵다. 하지만 그걸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것만을 갈구하며 평생을 보낼 수도 있다. 권력과 재물 앞에서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두 번째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목숨을 구하는 것이다. 악당 자파의 교사로 알라딘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데, 우연히 소환된 지니는 알라딘이 고개를 떨구는 것을 YES로 받아들이고 목숨을 살려준다. 이후 알라딘은 지니가 자신의 동의 없이 두 번째 소원을 썼다고 책망하지 않는다.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신 바이탈과 의사 선생님들께 위로의 말씀을 보낸다. 세상이 어떻게 바뀐다고 해도, 생명을 살리는 가치가 훼손되진 않는다. 이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바이탈과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일의 가치에 걸맞는 대우는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

마지막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빌어주는 것이다. 알라딘은 마지막 소원으로 램프에 갇혀 수 천 년을 살았던 지니에게 자유를 주었다. 본인의 소중한 기회를 다른 사람을 위해 썼던 것이었다. 이게 어떤 의미이고 왜 마지막 소원인지는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위한 선의는 바로 스스로의 자유를 위한 것. 타인을 억압해서 이뤄낸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회자 정리의 법칙에 따라 그 타인은 언젠가 자신의 길을 떠나게 될 텐데, 그럼 본인의 자유는 그 타인의 부재라는 사실에 의해 제한 받게 된다.

마법의 램프를 손에 넣은 악당 자파가 빌었던 소원은, 첫 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술탄, 두 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사, 마지막은 마법의 요정 지니보다 강력한 진정한 지니가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끝 없이 자신을 위한 소원을 빌었던 결과는 램프 안에 갇히는 것이었다. 끝도 없이 “More!” 를 외치는 우리가, 스스로 램프 안으로 구겨져 들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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