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장모님께서 꾸며 놓으신 농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땡볕이 내리쬐는 풀 밭에 개구리가 들어와 있길래 물이 많은 곳으로 가면 좋으려니 하고 농장 한 쪽의 연못에 개구리를 옮겨주었다. 그런데 왠걸, 연못에 숨어있던 물뱀이 쏜살 같이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개구리를 돌돌 감아서 질식시키는 것이 아닌가? 개구리는 글자 그대로 손도 못 써보고 위 아래가 뒤집혀 물속으로 잠기고 있었다. 성인인 나도 지켜보기 유쾌하지 않았지만, 5살 딸아이가 옆에서 계속 보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그 둘을 함께 뜰채로 떠서 멀리 있는 논두렁에 던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논바닥에 부딪힌 그 둘은 분리되어 떨어졌고, 죽음의 문턱에서 빠져 나온 개구리는 쏜살 같이 달아났다.
어설픈 선행과 충고는 상대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개구리는 이미 물뱀이 있을 만한 곳을 피해 풀 밭에 와 있었을 수 있다. 나는 개구리가 물가에서 산다는 어설픈 지식을 바탕으로 개구리의 위치를 옮겼다. 피부로 호흡하는 개구리는 물가에 있을 때 생존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의 행위는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지만 어설픈 지식에서 비롯된 나의 행위는 개구리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비트켄슈타인은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나이가 들고 위치가 오르면서, 주변에 나보다 젊은 사람들에게 한 마디씩 해주고 싶은 충동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던지는 말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뿐 더러,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나의 의도가 선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히틀러도 말로는 유태인의 ‘해방’을 부르짖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