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진료 시작 전 매일 아침 헬스를 한다. 그런데, 헬스를 할 때 근육이 커지는 순간은 처음에 힘차게 역기를 드는 때가 아니라, 모든 힘이 다 빠지고 힘을 쥐어짜 내어 겨우 하는 마지막 2~3개 때다. 운동할 때 PT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이유는 헬스장에 나오는 것을 강제하는 효과도 있지만, 혼자 운동했으면 하지 않았을 그 2~3개를 하기 위함이 더 크다.
중학교 때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다.
“똑 같이 자장면을 파는 중국집이 둘 있는데, 둘 다 면도 만들고 양파도 썰고 춘장도 담근다. 둘 다 그릇도 있고 조리 도구도 있고 배달하는 오토바이까지도 다 있다. 모든 준비가 서로 비슷한 것 같지만, 마지막 한 끗의 노력을 더 하는 곳에 손님의 90%가 간다.”
경쟁은 참 고달프다. 노력을 안 하면 반드시 지고, 노력을 해도 질 수도 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은 선형적으로 오지 않기 때문에, 보상을 염두한 전진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노력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결국 노력하는 과정을 즐기는 수 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을 우리 선조들은 이미 명쾌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 놓았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진인사도 어렵지만, 나는 ‘대천명’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인다는 건, 진인사 했음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좀 더 노력할 걸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대천명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거니와, 과거로 돌아가도 나는 더 “진인사” 할 수 없다. 이미 나는 매 순간 마지막 2~3개 까지 역기를 들어왔기 때문이다.
난 최선을 다 했다. 그러니 지금 즐겁게 대천명 해야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진인사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