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은 금융 자산과 닮아 있다. 근육은 현금 저축이고, 지방은 부채다. 좋은 혈액 순환은 원활한 현금 흐름이고, 고혈압과 당뇨로 인한 혈관 손상은 여기저기 돈이 줄줄 새는 상황이다. 좋은 음식은 양질의 영업 이익이고, 술 담배는 즐기는 순간만 기분을 좋게 하는 사치품이다.
돈이 돈을 벌듯이 근육은 근육을 부른다. 근육량이 늘어나면 기초 대사량이 올라가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에너지 과잉이 덜하다. 운동이 끝난 후 몸에 퍼지는 은은한 도파민은 또 다시 헬스장을 찾게 만든다. (인스타 릴스를 볼 때 나오는 일시적인 도파민 분출과는 질이 다르다) 몸이 가벼워지면 새로운 도전을 할 여력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또 근육이 올라갈 여력이 생긴다.
반대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듯, 지방은 지방을 부른다. 근육량이 없으니 기초 대사량이 적어 조금만 먹어도 혈당이 튄다. 근육이 없으니 움직이기가 힘들고, 움직이지 않으니 에너지는 더 과잉이 된다.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늘면 앉아서 핸드폰을 보거나 먹게 되니 또 에너지가 과잉이 된다. 게다가 근육량이 부족하면 자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근 긴장이 늘어나고, 그 결과 여기저기 아프게 된다. 아프면 운동을 못하니 근육은 더 부족하게 된다.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돈을 모으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 그것 만큼이나 힘든 것이 바로 근육을 만드는 것이다. 돈을 모으려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있어야 하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지 않아야 하며, 무엇보다 이런 금욕적인 상태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 근육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너무 많은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하고, 이 상태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 부자가 드문 만큼이나 몸이 좋은 사람들이 드물 수 밖에 없다.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될 수 없듯이, 우리의 몸이 하루 아침에 근육질로 바뀌지는 않는다. 로또에 당첨되어 벼락 부자가 되어도 전 재산을 탕진하고 말년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부지기 수인 것처럼, 대회 준비한다고 바짝 몸을 만들어도 결국 몸에 병만 남는 사람들이 참 많다.
돈을 모으기도 힘들지만 있는 재산을 지키기가 더 힘들듯이, 나이가 들수록 있는 근육을 지키는 것이 점점 어렵다. 나이가 들면 직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당연히 현금 흐름을 유지하기 어려운 반면, 씀씀이는 줄이기가 참 어렵다. 근육을 유지하려면 주기적은 근력 운동을 지속하고, 절제하는 식습관을 오래 유지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래저래 노화는 참 슬프다. 생각할 수록 슬프니, 사실 이런 글을 쓸 시간에 헬스장에서 역기나 한 번 더 땡겨야 한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중년 남성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