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뇌, 그리고 진실

by 친절한 손원장

우리 눈에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수용체가 있고, 바뀐 전기를 뇌로 보내는 신경절 세포가 있다. 비유로 치면 태양 전지판과 전선인 셈이다. 그런데, 태양 전지판은 약 1억 개쯤 있고 전선은 약 100만 가닥 정도 있다. 그러니, 태양 전지판의 개수와 전선의 개수는 1:1이 아니라 100:1쯤 된다. 그러니, 우리 눈에 들어오는 정보의 99%는 뇌로 가지 않고 사라지는 셈이다.


즉, 우리 눈은 필요 없는 정보를 뇌에 보고하지 않는다. 뇌가 눈으로부터 받는 정보는 이 세상의 아주 일부이며, 그 압축된 일부를 가지고 우리 뇌는 이 세상의 생김새를 ‘추측’한다. 즉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은 우리 뇌가 제한된 정보로 ‘재해석’한 결과이며, 실제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만든 결과를 진실로 믿고 살아간다. 2천 년 전 플라톤이 역설한 “동굴의 그림자”는 정말 탁월한 사유이다.


그 누구도 동굴 밖으로는 나갈 수 없으니, 우리는 애초에 진실에 다가갈 수 없다. 처음부터 눈은 세상의 일부만 전달하고, 그 제한된 정보를 뇌가 자기 맘대로 재구성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없다면”, 어쩌면 진실은 그냥 내가 믿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 굳이 이 세상을 나쁘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내가 옳다고 믿는 것들을 행하면, 그 자체로 “진실”한 것 아닐까?


어려운 눈 이야기 없이도,


시인들은 이미 진실을 노래하고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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