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문제로다
가끔 직원들과 환자들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어느 정도는 직원들이 참고 넘어가 주어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지만, 간혹 정말 심하게 직원들을 괴롭히는 환자들이 있는 경우에는 일촉 즉발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원장인 난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원장이 “당연히” 직원 편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밥알이라면, 직원은 나의 밥숟가락이다. 밥알이 밥숟가락에서 몇 개 떨어졌다고 밥숟가락을 집어던지는 건 바보짓이나 다름없다. 밥숟가락에 구멍이 뚫리고 곰팡이가 피어있는게 아니라면 당장 다음 끼니부터 그 숟가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편을 든다는게, 직원과 팔짱을 끼고 환자와 맞서 싸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화가 난 환자에게도 불만을 표시할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환자가 원장에게 충분히 불만을 토로하는 것 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된다. 따라서 서로 얼굴을 붉힌 그 직원이 없는 곳에서 환자가 본인의 불편한 점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주되,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지를 해야 한다. 선을 넘는 요구를 다 들어주는게 고객 만족이 아니다.
직원에게도 격한 감정이 가라앉을 시간을 주고 나서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고객에게 부당한 갑질을 당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원장이 잘 알고 있음을 공감하고 환자와 언성을 높인 것 자체를 문제 삼지 않으면 된다. 언성이 높아진 것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원인을 잘 파악해서 재발하지 않게 하면 된다. 책임과 권한이 제한적인 직원은 매뉴얼에 따라 사람을 응대할 수 밖에 없다. 그 매뉴얼 대로 했는데도 고객에게 갑질을 당하고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다면 그 직원이 오래 남아 있을 리가 만무하다.
물론, 환자와 싸운 직원에게 무조건 우쭈쭈하는 것도 옳지 않다. 원장님이 직원 편이라는 것과, 환자랑 큰 소리 내고 싸워도 된다는 사인은 다르다. 밥알이 밥숟가락에 잘 붙어 있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