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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Apr 07. 2023

8주 도전과 나의 변화

꾸준함의 힘

꾸준함의 힘을 좋아하고 그 힘을 굳게 믿는다. 2023년 새해가 시작되고 어김없이 새해 목표를 세웠다. 그중 올해 처음 도전하는 목표는 달리기였다. 1월 8일 첫 달리기를 시작으로 4월 6일 현재까지, 꾸준하게 달려왔다. 달리기가 처음이라서 초보 러너를 위한 8주 달리기 훈련 프로그램인 30분 달리기 도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루 달리고 나면 하루 쉬라는 안내를 따라며 주 2회 혹은 주 3회 달렸다. 그리고 달리기가 익숙해지면서 매일 달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하루에 2회 이상 달리기도 했다.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참 잘했어요!라고 도장을 찍어주듯 기록이 남았다. 쌓여가는 도장만큼 나의 체력도 쌓이는 게 느껴졌다. 1분 달리기에서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30분 달리기까지. 내가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시간 길이도 점차 길어졌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어떻게 쉼 없이 30분을 달리나 싶었다. 그런데 8주가 지나고 나니, 30분을 달리고 나서도 달릴 수 있을 만큼 힘이 남았다. 첫 달리기 페이스는 7.37(min/km)였는데, 지금은 6.40(min/km)까지 기록을 단축했다. 혼자서 목표를 세우고 달리기 도전하던 중에 런데이 앱에서 진행하는 내가해냄협회라는 달리기 이벤트도 시작하면서 8주 프로그램을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지금 5주까지 왔다. 8주 도전의 두 번째 성공도 코앞에 와있다.



원래 달리기보다 걷기가 더 익숙하고 좋았다. 내 인생 첫 마라톤은 DMZ Trail Running이었다. 그때는 달리기에 관심도 없고 오히려 좋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DMZ에서 달릴 수 있다는 사실에 끌려서 충동적으로 신청했었다. 현재 남편인, 당시 남자친구와 함께 9km 코스에 참여했고, 1시간 13분 50초를 기록했다. 그때 나의 페이스는 8.12(min/km)였다. 숨이 차서 계속 걸으려고 하는 나를 어떻게든 더 뛰게 하려고 애써준 남편이 있어서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 제대로 달리기 도전을 시작해 보니 9km를 달리는 일을 예사로 생각한 나는 참 무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8주의 도전이 끝난 기념으로 다가오는 5월에 있는 10km 마라톤을 신청해 뒀다. 이번에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후회 없이 도전하고 싶어서 매일 운동하거나 달리면서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약 12주가 흘렀다. 8주 도전 프로그램을 따라 달리기를 하다가 다른 달리기 도전도 하다 보니, 8주를 훌쩍 넘기고 나서야 도전이 끝났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였고 8주 3회 차까지 완주했다. 8주 도전 달리기의 마지막 안내를 듣다가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모든 게 자랑스럽고 신기하고 만족스러웠다. 1분도 버겁던 내가 30분을 쉬지 않고 달린 것도, 8주 프로그램의 끝까지 달린 것도, 3개월 동안 꾸준히 달리고 있는 것도. 유행처럼 달리기 도전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러너가 되기를 바란다는 목소리에 앞으로도 계속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3개월을 꾸준하게 달리면서 나의 변화도 나타났다.


첫 번째는 신체적 변화가 나타났다. 체중이 2kg 정도 줄었고, 체지방량은 줄어들고 근육량이 늘어났다. 체력과 지구력이 향상되면서 육아하며 지치고 퍼지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심폐 기능이 좋아졌는지 어느 정도 달려도 숨이 차는 것도 줄어들었다.


두 번째는 정서적 변화가 나타났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아주 흔하고도 흔한 표현에 격하게 공감됐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일단 달리러 나간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그저 달리고 온다. 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다시 일상을 살아낼 힘이 생긴다. 숨이 턱 막히다가도 달리는 동안 숨통이 트인다. 또한 달릴수록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도 많아졌다. 달릴 수 있는 건강한 신체가 있고,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들이 있고, 좋은 풍경에서 달릴 수 있는 등 달리는 그 모든 순간마다 감사했다.


끝으로 관계에 변화가 나타났다.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일까. 남편과 아이에게 화내거나 짜증이 나는 순간이 줄어들었고 남편과의 사이가 좋아졌다. 그리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들과 달리기를 주제로 소통하면서 나의 관계망이 더 넓어졌다. 



새해가 된 지 100일이 다 되어간다.

새해에 세운 목표가 흐릿해졌는지 또렷하게 채워지고 있는지 돌아보기 좋은 때이다.


나는 새해 목표 중 8주 달리기 도전을 완주했고, 2번째 완주도 앞두고 있다. 달리기 외에 1월 1일부터 시작한 매일 지리일력을 작성하고 포스팅하는 것도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4월 1일부터 시작한 글쓰기 챌린지도 마찬가지로 이어가는 중이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일단 시작하기.

그리고 멈추지 않기.

그것이 꾸준함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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