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 아이디어였다니.
서머타임은 일광절약시간이라고도 불린다.
낮이 길어지는 여름에 표준시보다 1시간 시계를 앞당겨 놓는 제도이다. 미국에서는 3월 두 번째 일요일부터 11월 첫 번째 일요일까지 시행한다. 2023년 11월 5일 오전 2시(중부시간 한국시간 오후 5시)에 올해 서머타임이 끝났다. 이때부터 한국과의 시차는 미국 중부시간(시카고) 기준으로 14시간에서 15시간으로 1시간 늘어난다. 그리고 2024년 3월 10일이 되면 다시 서머타임이 시작된다.
서머타임을 착안한 인물은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온 나라가 시계를 한 시간 빠르게 돌려놓으면 해가 떠 있는 동안 더 많이 활동할 수 있고 에너지 사용이 줄어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제도는 미국 외에도 세계 70여 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매년 두 차례 시간을 조정하는 번거로움과 사회적 비용, 수면 시간 변화에 따른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존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도 조만간 이 제도가 없어질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제도를 제안한 벤저민 프랭클린은 프랭클린 플래너나 다이어리의 원조이자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다.
또한, 정치가, 과학자, 외교관, 출판업자, 저술가, 발명가, 언론인, 사업가 등 많은 일과 직업을 가질 만큼 다재다능한 인물로 유명하다. 프랭클린은 자신이 배운 바를 아주 철저하게 실천해서 자기 것으로 만든 게 많다고 한다.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치려고 13가지 덕목과 계획을 적고 이를 실천했다. 그 덕목은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침착, 순결, 겸손이었다. 1주일마다 13가지 덕목 중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시간 관리의 대명사로 불릴 만하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삶도 돌아보았다.
자기 관리 혹은 시간 관리를 잘하고 싶어서 노력해 왔지만, 꾸준히 하는 게 참 어렵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노력하고 있으니 그거면 되지 않을까. 나름대로 꾸준히 글을 쓰고 있고, 책을 읽고 있고, 운동하고 있는 내가 좋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고 믿는다. 프랭클린이 서머타임을 제안한 것처럼 나의 하루 중 당겨 쓸 수 있는 시간을 잡기 위해 미라클 모닝도 다시 시작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기만 해도 하루가 조금 더 여유롭고 풍성해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서머타임이 끝나고 나니, 1시간을 뺏긴 기분이 든다.
줬다가 뺏긴 기분이랄까. 한국에서 해 오던 소모임을 계속하고 있어서 한국과의 시차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준다. 그리고 각종 챌린지 등 한국에서 하는 이벤트를 참여할 때도 시차는 중요하다. 그런데 서머타임이 끝나고 1시간 늘어난 시차 덕분에 아침이 바빠졌다. 이곳 오전 10시면 한국은 자정이 되어 날짜가 바뀌기에 그 시간을 마지노선으로 무언가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오전 9시로 당겨졌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요일이 바뀌기 전에 각종 할 일을 끝내느라 분주하다. 평일에 미리 해두거나 전날 밤에 미리 끝내놓을 때가 많지만, 가끔은 발등에 불 떨어진 상태로 동동거린다. 서머타임이 끝났으니 이제 조금 더 부지런 떨어야 할 것 같다.
서머타임이 끝난 오늘 아침,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일종의 변명이랄까.
시간 안에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는 지나치게 여유 부리지 말고 그것부터 끝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는 그걸 놓쳐버렸다. 미리 글을 마무리 지어 놓지 못하고 잠들어서 아침에 글을 다듬느라 연재 브런치북 발행이 늦어졌다. 평일에 미리 써둬야지 생각했는데 직전까지 메모만 해둔 나를 원망하며 열심히 마무리했다. 서머타임 그리고 프랭클린을 떠올리며 나의 자기 관리 루틴도 다시 세워본다.
1시간이 당겨지든 늦춰지든
내게 주어진 시간을 알뜰살뜰 잘 써야지.
다음 3월에 또 만나자, 서머타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