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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Dec 07. 2021

미국 가면 육아는 어찌 하지?

20개월 아기, 잘 지낼 수 있을까?

너 없이는 육아 못해, 타이니 모빌

인테리어는 포기하자, 국민 문짝 러닝홈

이것저것 눌러봐 다오, 에듀테이블, 아기체육관

열심히 뛰어놀고 잘 자렴, 점퍼루, 쏘서, 졸리 점퍼

그 외에 개구리 연못, 하베브릭스 큐브, 피아노드럼,

액티비티 가든, 꼬꼬맘, 스프링카, 붕붕카, 미끄럼틀,

트램펄린, 풀백카, 플레이도우, 발도르프 원목교구 등.


적다 보니 끝이 없는 이것들은

내가 19개월까지 아기를 키우는 동안

쭉 갖고 있었거나 스쳐갔던 장난감이다.


맥시멀 육아, 키즈카페 등으로 불릴 만큼

우리 집에는 어지간한 장난감들이 다 있었다.

7월에 미국 가는 게 결정된 뒤에도

공구놀이, 병원놀이, 주방놀이 등을 샀으니.


육아를 하면서 당근 거래에 점점 빠져들었다.

물건을 사고팔고 하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처리할 수 있다고 느껴서

장난감도 떠나기 직전까지 사고팔았다.


문제는

미국에 와서는 어쩌지?라는 고민이었다.

미국도 중고거래가 활발하다고 하지만

아직 그 활발함에 끼어들 용기가 없었다.

그러나 일단 짐을 줄여야 해서

아기 장난감과 책을 엄청 고르고 골라야 했다.


아기 장난감은 에코백 하나에 담길 만큼

소꿉놀이 일부, 색깔놀이 일부, 동물 피규어 등

아주 조금씩, 나름대로 종류별로 챙겼다.

아기 책은 돌잡이 명화, 꿈꾸는 솜사탕, 호비 등

갖고 싶은 책들이 잔뜩 있었지만, 딱 2권만 챙겼다.


그리고 아기 의자 하나와

촉감놀이매트는 무거워서

그 속에 넣는 이너매트를 챙겼다.


미국에서 아기랑 시간을 어찌 보내야 하나

엄청 고민을 많이 했다.


미국 온 첫날,

마트에서 페파 피그 인형의 집을 보고

이런 거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라고 했더니

별말 없이 그래! 사주자! 라며 카트에 담았다.

한 달 동안 페파야~ 수지야~ 하면서 수시로 놀아서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형 맞추기 1개, busy book 1권을 샀다.

두 가지 모두 엄청 잘 갖고 놀아서 만족스럽다.


그동안의 육아방식과 다르게

놀랍게도 이걸 끝으로

한동안은 장난감을 안 사고 잘 지냈다.


집보다 외출을 애정 하는 아기인지라

하루에 1-3번 외출하고 오면 시간이 훅 가고

장난감 1-3가지 조금 갖고 놀다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1-3권 읽다가

밥이나 간식 먹거나 기저귀 갈거나 하다 보면

딱히 뭔가를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최근에 요리하는 역할 놀이에 관심을 보이길래

이케아에서 아기 그릇 장난감 세트를 사고

왈그린스에서 햄버거 놀이 세트를 샀다.

2가지 모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했다.

벽에 졸졸히 줄 세워서 정리하거나

종이가방으로 수납함을 만들어서 정리했었는데

남편이 공간 분리도 할 겸 수납장을 사자고 했다.


이케아에 가서 아기 수납장을 사 와서 정리했더니

아기도 수납용 바구니를 밀고 당기며 놀고

바구니 속에 들어가서 놀기도 하며 좋아했다.

서서 뭔가 올려두고 할 만한 공간이 생겨서인지

노는 모습이 조금 더 다양해지기도 했다.


키즈카페나 문화센터에 가는 것이

가끔 기분전환이 되곤 했는데

아직까지는 적응하며 알아가는 중이라

이곳에서는 도서관, 동물원, 공원 등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100권의 책을 빌릴 수 있고

동물원은 입장료도 무료고 회전목마도 있고

공원은 놀이터도 같이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돗자리를 갖고 가서 시간을 보냈다.


버스도 같이 타기도 하고

손잡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한다.


20개월 아기와 무엇을 하며 놀까

그 고민을 너무 많이 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아기도 나도 시간을 잘 보내고 있어서 감사하다.


적응이 좀 되어가고

에너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여러 놀이들을 따라서 해보기도 하고

아기에게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해 줬다.


앞으로도 남은 시간들도

점차 풍성한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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