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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Mar 30. 2022

아기를 재우는 시간, 꿈을 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는 이럴 때도 딱이다.

꿈을 꾸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저 말을 참 좋아한다.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희망을 주기도 했다가

평온함을 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차곡차곡 기록하고 있는 내 블로그 별명도

'꿈을 꾸다'로 정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정말 고맙게도 우리 아기는

낮잠은 혼자서 자는 편이다.


낮잠 시간이 되면 아기방에 함께 간다.

잘 자-낮잠 자고 만나자-라며 인사하고 나오면

혼자 뒹굴거리 거나 놀다가 잠이 든다.

물론 엄마를 찾거나 우는 날도 있어서

그런 날은 조금 더 토닥여주다가 나오기도 한다.


밤잠도 이렇게 한 번 재워본 적이 있지만

그랬더니 다음날 낮잠 자는 것도 무서워해서

밤잠은 무조건 잠들 때까지 곁에 있다가 나온다.


그런데

이 잠들 때까지의 시간이

보통 30분-1시간, 길면 1시간 30분이 넘기도 한다.


육퇴 후 나의 시간을 간절히 기다리는 입장에서

이 시간은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

마치 아르바이트 교대 시간 30분 전부터 시간을 확인하거나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어지는 직장인의 마음처럼.


잠들지 않는 아기에게 자장가도 불러주고 이야기도 들려주고

그냥 말없이 자는 척을 해보기도 하고 토닥여주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동원해서 재우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지금 내가 잠들지 못하고 

새벽 3시가 넘은 시간까지 깨어있듯이

우리 아기도 자고 싶지 않은 날이 자주 찾아온다.


참고 또 참다가

누우라고 눈 감으라고 자라고

괴물처럼 마녀처럼 소리를 질러대곤 했다.

그렇게 해서 아기가 잠든 날은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기랑 같이 누워서

아기를 재울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아기의 귀여운 이야기와 노래와 애교를

마음껏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나중에 얼마나 그리워질까.


함께 잠들어가는 이 순간이 

아기에게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기억되고

나에게도 그저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아기와 쌓아가는 시간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생각 하나 바꿨을 뿐인데

아기가 생각보다 빨리 잠들지 않아도

아기를 재우는 시간이 괴롭지 않아 졌다.


오히려 아기의 재잘거림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아기에게 일과 중에 못다 한 사랑을

더 표현해주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기가 잠들기만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 밤도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때

무선 이어폰을 한쪽 귀에 꽂고 

음악을 들어보기도 하고

이불을 둘러쓰고

스마트워치로 게임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문득 '명상'이 떠올랐다.


한동안 매일 하다가 뜸해졌는데

아기를 재우는 시간 동안

'명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고 있으면

온갖 잡생각들이 다 떠오르다가

어느 순간 평온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육퇴 후 갖고 싶어 하는 나의 시간을

아기를 재우면서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명상이 잘 되지 않는 날에는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한다.


그런 생각들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고

글을 쓴다면 어떨까 구상하기도 한다.


지금 글을 쓰는 것도

아기를 재우는 동안 

계속 생각을 했던 내용이다.



먹이고 씻기고 놀고 재우고

육아의 많은 일과 중에서

아기가 잘 자는 것은

부모의 육아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준다.


아기를 재우는 시간은

피할 수 없이 매일 돌아온다.


아기를 재우는 동안

사랑을 속삭일 수 있고

명상으로 쉬어갈 수 있고

여러 생각들로 꿈을 꿀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아기를 재우는 시간, 

행복한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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