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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꿈을꾸다
Dec 08. 2021
미국에서 아프면 어쩌지?
아가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다
아기가 아팠다.
우리 아기는
20개월까지 크는 동안,
접종하고 2일 열난 것과
콧물이 며칠 동안 흘러서 병원에 2번간 것을 빼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건강한 편이었다.
미국에 와서도 시차 적응이 끝난 뒤에는
환경 변화에 완벽히 적응한 듯 잘 지내줬다.
그러던 아기가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니
콧물이 났다.
길어봐야 며칠 흐르다가 지나가겠지 했는데
평소보다 길어지기 시작했다.
일주일이 넘어가더니
열도 나기 시작했다.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아기를 안아보니
몸이 뜨거워서 열을 쟀더니 38.5도가 넘었다.
해열제를 먹이기 시작했다.
약을 먹여도 미열이 아니라 열-고열을 오갔다.
조금 방심하면 39도-40도까지 올라갔다.
콧물 닦으랴 열 체크하랴
약 먹이랴 수분 보충하랴
시간이 어찌 가는지 정신이 없었다.
체온 측정
은 왼쪽 오른쪽을 각각 다했는데
오른쪽이 0.5-1도가 계속 높게 나왔다.
열나요 공식 카페의 공지사항을 보니
높은 쪽을 보는 것이 맞다
고 해서 참고했다.
문제는 같은 쪽에서도 자꾸 다르게 나와서
불안한 마음에
2-3번씩 다시 재곤 했는데
여러 번 재는 게 더 정확성을 떨어뜨린다고 해서
나중에는 각각 1-2번만 재려고 신경 썼다.
열나요 어플
이 있으니
열 체크도 해열제 먹인 텀이나 양 체크도 정말 편했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이 들거나 궁금한 게 생겼을 때에
열나요
공식 카페(네이버)에
글을 남기면 답을 주신다.
답변 속도도 빠른 편이라 초조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만 읽어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열나요, 미열 나요, 저체온 나요, 정상 체온 등으로
체온에 따라 필요한 안내가 나온다.
해열제를 먹이고 재운 밤, 체온이 점점 떨어지더니
저체온이라고 떠서 깜짝 놀라서 문의글을 남겼다.
35.0도 밑으로만 가지 않으면 지켜보면 된다고
,
내복을 입히고 이불을 덮어주라는 안내를 받았다.
다행히 35.3도까지 나왔다가 다시 올라갔다.
잠 못 이루고 1-2시간마다 체온을 확인하는 것,
일명
열 보
초를
서느라 잠을 설쳤다.
코가 막혀서 숨소리도 거칠고
자면서 계속 켁켁 기침하는 아기가 걱정도 됐다.
수면 부족
이 쌓이기 시작하니
피로감이 컸다.
체온을 재고 나서 자면 되는데
잠이 깨버리니 다시 못 자거나 안 잔 것도 한몫했다.
약 2주간의 힘든 시간이 지나갔고
아기가 아프고
난 뒤에
전반적으로
느낀 것들을
정리해본다
.
1.
비상약을
준비해다오~!
비상약을 챙겨 왔다.
그런데
아픈 기간이 길어지면서
챙겨 왔던 약들이 훅훅 줄어들었고
필요한
것들을
추가로 구입하였다.
브라운 체온계,
챔프(빨강, 파랑, 노즈), 맥시부펜,
핑크퐁 열냉각시트, 미온수패드 등을 챙겨 왔다.
칠드런 지르텍, 칠드런 타이레놀,
식염수 스프레이, baby rub, 콧물티슈 등을 샀다.
Target, Walgreens이나 슈퍼, 편의점 등에서
간단한 약들을 팔고 있어서
구입할 수 있는 곳들은 많았다.
그러나
문제는
!
약은
우리말로 되어 있어도 고르기 힘든데
영어로 된 약 중에서 20개월 아기가 먹을 수 있고
우리 아기 증상에 필요한 약을 고르려니 막막했다.
대체로 24개월(2 years)은
먹이지 말라고 되어 있거나
의사에게 문의하라고 된 것들이 많았다.
다행히
Walgreens
pharmacy에 있는
약사에게 문의를 하면 적절한 약을 추천해줬다.
그리고 검색을 통해 해외에서 육아 경험이 있는 선배들의 생생한 조언들도 얻을 수 있었다.
챔프 노즈를 다 먹이고 나서
콧물약을 사야 해서 갔는데
클라리틴과 지르텍
중 고민했다.
둘 다 들고 가서 20개월 아기가 먹으려고 한다고 물으니 지르텍을 권해줬다. 칠드런 지르텍 구입!
챔프 빨강도 다 먹어가서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제가 필요했다. 이건 고민하지 않고 칠드런 타이레놀 구입!
Infants용과 children용(2-11세)
의 차이는
아기에게 약을 줄 때 사용하는 도구가 다른 듯했다.
딸기, 포도, 풍선껌? 등
맛이나 향도 약마다 다양해서 고를 때 살짝 고민했다.
Baby rub
은
빅스와 지비스? 제품이 유명한 거 같은데
아기 가슴, 목, 등에 마사지하며 발라주면
코막혔을 때 잠자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샀다.
향은 시원한 느낌이긴 했는데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밤새 컹컹거려서ㅠ
챙겨 온 약과 구입한 약을 수납장에 정리했다.
1칸은
우리 약(진통제, 소화제, 알레르기약, 파스, 연고 등),
1칸은 아기 약으로 채워져 있다.
가급적 이 칸
을 찾는
일은
없으면 정말 좋겠다.
2. 약을 먹어다오~!
우리 아기는 약을 잘 먹는 편이었다.
아마 자주 먹지 않아서
가끔 먹는 달달한 맛이 좋았을지도.
그런데! 하루에도 몇 번씩 약을 먹고
그것이 며칠씩 이어지니
약 거부
가 시작됐다.
제품에 있던 계량컵에 담아서 주면
주스~라고 하면서 잘 먹었다.
그러다가
숟가락에 덜어서 주면 먹었다.
이것도
안 통하면서 챙겨 온 실리콘 약병을 꺼
냈다.
귀여운 약병을 보고 좋아하며
잘 안 마시던 물도 여기에 담아주면 홀짝홀짝 마셨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도 안 통하기 시작해서ㅠㅠ
아기 상어같이 좋아하는 영상으로 꼬셔야 한다.
3. 효과가 있어다오~
!
코막힘과 콧물 넘어감이 끝나지 않아서
콧물 흡입기
를 구입했다.
노 시부 추천을 많이 받았지만 고민만 하다가 패스.
Safety1 제품을 샀는데, 생각보다 흡입력이 좋았다.
식염수 스프레이 뿌리는
것도 콧물 빼는 것도
제품을 꺼내오기만 해도 질색팔색을 해서
한번 해줄 때마다 아기도 나도 너무 지쳤다.
그래도 해주고 나면 한결 시원해 보여서
자극이 되지 않는 선에서 하루에 두어 번 해줬다.
그리고 열나요 공식 카페의 닥터대디에서 만든
미온수
패드.
미온수를 적신 다음, 입혀줬다.
벗기라고 살짝 거부하기도 했으나
그래도 나름대로 잘 입고 있었다.
고열이 안 떨어져서 마음이 급할 때에는
미온수패드 입히고 열냉각시트 붙이고
손수건에 물 적셔서 닦이고
온갖 방법을 총동원했다.
4. 잘 먹어다오~!
코막힘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먹는 것 하나만큼은 변함없던 것도 무너졌다.
최대한
부드러운 음식이나 국물 있는 음식
,
감기에 도움이 되는 음식
을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누룽지+계란, 무+배나물, 소고기 버섯 무밥 등!
메뉴 고민하고 장보고 요리하고
정성을 가득 담았는데 잘 안 먹어주면
욱! 하는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사진에는 없지만,
몇몇 메뉴는
김과 치즈로 구슬려가며 먹였다.
김이랑 치즈는 진짜 사랑이다..ㅠㅠ
가끔 이걸로도 안 통하는 날은
후아..
5. 도움이 되어다오~!
검색만 하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우리 아기의 상황에 딱 맞는 정보나 조언은
전문가
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 조언 구하는 것이 막막했는데
'링거(ringer)'
라는 어플을 알게 됐다.
채팅 상담을 통해 궁금한 것을 해결하고,
필요한 조치들을 안내받으니 든든했다.
그리고 걱정하는 내 마음도 도닥여주셨다.
열이나 콧물의 기간이 길어져서
혹시나 중이염이 생긴 건 아닌가 싶었다.
병원
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은 병원에 가봐야 해주는 것도 딱히 없고
진료비는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은 터라
괜한 걸음을 하게 될까 봐 걱정됐다.
보험사
마다 연결된 병원이 있어서
가기 전에 보험사를 통해 확인해야 했다.
보통은 예약을 잡고 진료를 봐야 하는데
아이가 아파서 급히 가야 할 것 같다고 하니
Urgent care
로 알려주어서 바로 진료를 받았다.
병원에서 접수하면서 비용을 내고
처방을 받은 약을 받으면서 비용을 냈다.
비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었다.
나중에
우편으로 다시 고지서가 온다고도 하던데
그런
말도 없었고, 더 뭔가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진료실이 여러 칸이 있었는데
거기서
간호사
가
몸무게, 맥박, 체온 등 기본적인 것을 측정하고
아이의 증상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기록했다.
그리고
의사
가 와서 아이를 살펴보았다.
귀를 보더니 치료가 필요하다며
항생제
를 처방했다.
열나요 어플로 열 체크한 것을 보여줬더니
과학자냐며 이런 데이터를 가져온 보호자는
처음 본다며 농담을 했다.
접수할
때
통역 서비스
가 필요하냐고 해서
가능하다면 받고 싶다고 요청해놨는데
막상 우리 차례가 되었을 때 깜박했다.
전부 정확히
알아듣진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진료를 보는 것은 성공했다.
처방받은 약을 수령할 때도
복용 지도
를
해줄 건데 통역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항생제 처방은 처음이라 해달라고 했다.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서
나-통역사-약사 이렇게 걸쳐서 대화를 나눴다.
막상 하고 나니, 안 해도 될 뻔했다 싶긴 했지만
그래도 통역을 원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나니
다음에 병원에 오거나 약 처방받으러 올 때는
말이 안 통하면 어쩌나 고민은 덜었다.
처방받은 항생제는
아침저녁
2번, 6.5ml
씩
, 10일간 먹는 것이었다.
이제 이틀 남았다.
상온 보관이나 냉장 보관이나 전혀 상관없고
묽은 변이나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유산균이나 유제품을 잘 챙겨 먹이고
안내받은
기간을 꼭 지켜서 먹이고
기간이 지나고 나서 남은 약은 버리라고 했다.
찾아보니 시간도 규칙적인 게 좋다고 해서
최대한 일정한
시간에 먹이려고 노력했다.
나을 때가 되서인지
항생제를 먹기 시작해서인지
병원을 다녀온 것이 도움된 건지
이즈음부터 열도 안 오르고 콧물도 거의 멈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처럼
아기 간호하면서 나도 같이 골골거리고 나니
건강 관리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기는 늘 먹던 대로
비타민 D와 유산균
을 먹이고 있다.
종합영양제라도 하나 더 먹여야 하나 싶다.
우리는
종합영양제
를 먹기 시작했다.
내 거는 돌려서 여는 뚜껑이고
오빠 꺼는 그냥 달칵 여는 뚜껑이다.
아마도 부부가 사가면 헷갈릴 수 있으니
각각 여는 방법을 달리했나 보다.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다른 노력들도 더 해야겠다.
부디 남은 시간은
아가도 우리도 아프지 않고
건강히 잘 지내기를.
keyword
콧물
열감기
상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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