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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Sep 27. 2022

내 인생의 가장 귀한 손님

대접받고 싶은 만큼 대접하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도 소중하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너는 너로서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쉬엄쉬엄 천천히 해도 괜찮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힘이 되는 문장을 써본다. 다른 사람에게는 응원하며 건네면서도 나 자신에게는 잘 건네지 않는 문장들.


  아이를 재우다가 함께 잠이 들었다가 중간에 잠이 깨면 다시 잠드는 게 아까울 때가 많다. 잠을 잘 자야 다음날이 편안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하고 싶은 일이 나를 유혹하며 모니터 앞으로 이끈다. 글도 쓰고 싶고, 포스팅도 하고 싶고, 전자책도 읽고 싶고, SNS도 보고 싶고, 영상도 보고 싶고, 일기도 쓰고 싶다.



  오늘도 잠을 자다가 깬 김에 영상을 보며 다른 것도 하려고 컴퓨터를 켰다. 영상 목록 중 ‘뼈를 깎는 노력이 반드시 실패하는 이유’가 눈에 들어왔다. 사회탐구 대표 강사 중 한 분인 이지영 강사의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영상이었다. 동기 부여를 위한 이야기를 잘해주는 강사로 많이 들었던 터라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졌다.


  독함이 성공의 원동력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루 3시간만 자도 죽지 않는다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죽을 각오로 독하게 공부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본인도 아픈 것도 참고, 수술 후에도 회복이 덜 된 상태로 조기 퇴원하며, 휴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계에 몰아붙이며 생활한 결과, 건강에 위험이 왔고 죽음의 고비까지 갔었다고 한다. 


  삶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었고,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아프고 나니 본인이 큰 실수를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놀라웠던 점은 건강 문제로 강의를 쉬게 됐을 때, 왜 지금 아파서 나의 입시에 피해를 주느냐는 학생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아픔보다 본인의 입시가 중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걸 당사자에게 표현하다니. 건강이 없으면 이뤄놓은 것도 물거품이 되고,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이 강사는 건강이 회복되고 강의에 복귀하면서 본인을 챙기기 시작했다. 현장 강의 횟수도 줄이고, 식사시간도 늘리고, 식사 메뉴도 건강하게 챙기고, 휴강 기간에는 바다, 산, 강 등 자연을 즐기며 쉬었다. 나에게 좋은 것을 베풀기 위한 노력을 하느라 정작 중요한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며, 자신이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며, 뼈를 깎는 노력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선물이 없다고, 자신을 귀하게 여겨야만 진짜 귀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부단히 노력하고 독해야만 성공한다며 동기를 부여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아껴줘야 한다고 했다.



  15분의 강의 영상을 보고 나서 내 인생의 가장 귀한 손님은 나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을 나 자신에게도 들려주고, 다른 사람에게 대접받고 싶은 만큼 나 자신에게 대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이, 남편, 친구, 동료 등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쓰고 애쓰는 만큼 나에게도 그래야 한다. 잘해야 한다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더 버텨야 한다고, 지치면 안 된다고 채찍질해왔다. 누구도 나에게 강요한 적이 없는데, 스스로 가혹하게 대했다. 


  잘 먹어야 하고, 잘 자야 하고, 잘 쉬어야 한다. 물론 자다가 깨서 잠 못 드느라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이 미국 새벽 3시지만, 내일은 이 시간에 꿈나라에 있을 것이다. 허기 채우기에만 급급해서 사료처럼 먹던 식사도 제대로 차려서 먹을 것이다. 집안일도 루틴도 육아도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의미가 있다. 주객전도가 아니라 주객 일치, 내 인생의 주인도 귀한 손님도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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