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아래로 숟가락은 위로
뉴스를 보고 알았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책을 한 번 보자 싶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남편이 책을 보며 "그럴 수가 있나?" 묻는다.
스트레스받으면 먹는 사람이 있다지만, 나는 아니다. 입맛부터 딱 떨어지는 쪽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죽을 때까지 뭔가를 집어넣는 게 또 인간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음식이 아니라면 다른 쪽으로라도 말이다.
나도 표지의 그림처럼 이불 덮고 모로 누워 두 손바닥을 포개어 얼굴에 괴고, 생각해 본다.
(딱 내 자센데? 어떻게 알았지?)
삶에 미련은 없지만 하나 아까운 게 있다면 드라마 못 보는 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내 이십 대 시절 90년대 그 중 IMF때 이야기 <태풍상사>가 재밌다. 이 드라마의 매회 에피소드는 그 시절 즐겨봤던 드라마 제목이기도 해서 매력적이다. 작가가 그 시절의 드라마를 예우해 주는 것 같다. 특히 '폭풍의 계절'이나 '서울의 달'은 소제목만 봐도 반가웠다.
한 밤중 휘몰아치는 눈발처럼 퍼붓기 바빴던 것 같은 청춘. 그토록 빨리 지나갈 줄 몰랐던 청춘. 그때 만나 결혼한 남자가 환갑에 알츠하이머가 될 줄은 까맣게 몰랐던 청춘. 그런데도 그 청춘의 밤으로 나는 빠져든다.
겨울. 별은 내 가슴에. 시월 마지막 밤 내린 첫눈. 모든 게 어쩜 이리 생생할까.
이미 예닐곱에 김수현 드라마 <후회합니다> 마니아였던 나였다. 박근형과 김혜자. 그리고 지금도 기억하는 김윤경 배우가 열연했던 '세정이'. 뿐인가? 4학년 그 어린 나이에 영화 <애꾸눈 잭>을 보고, 말론 브란도를 이해했던 나. 이건 순전히 엄마의 옛날얘기를 평생 들었기 때문이겠지 싶다. 그러니 내 삶의 범주는 이야기다.
듣든, 보든, 쓰든. 나는 이야기가 좋다. 오죽하면 남편 치매 이야기까지 쓰고 있으니, 말해 뭐 한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