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뒤의 내가 보내는 편지

잊고 있던 당신의 꿈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by 아비치크


서로가 궁금하지 않은 사회다. 자신의 삶, 특히 자본주의에 빠져 어떠한 가치보다 그저 돈을 갈망하고 해당하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는 이들이 많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귀했던 사람들은 더욱 만나기 힘들어졌다. 배울 점이 있는 가치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나는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의사 결정할때 가장 중요하게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정답은 없다. 혹자는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선택을, 누구는 데이터와 수치로 판단한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나의 답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5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긍정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




사실 요즘 세상에는 지켜야 할 가치가 너무나도 많다. 커리어, SNS로 수없이 연결되는 인맥, 복잡한 숫자가 난립하는 투자와 재테크, 뒤쳐져서는 안된다고 하는 트렌드. 거기에 다들 자신이 인생의 답을 찾았다는 역행자의 아이들은 복잡한 나의 판단기준을 더욱 흐트려트리곤 한다.


사실 각자가 진정 원하는 가치를 모두들 알고 있었다. 중요한 건 있었다라는 점이다. 언젠가부터 진짜 자신이 원하는 가치는 새까맣게 잊고 있다.


어릴적 나의 꿈은 우주비행사였다. 철없던 나에게 미지의 세계였던 우주는 가보고 싶은, 그리고 우리나라에 아직 없었던 직업은 설레임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 모교는 뚱뚱했던 나에게 타면 못 날 거 같은데?라며 핀잔을 준 친구의 말로 금방 땅에 착륙하고 말았다. 그래도 여전히 우주가 나오는 영화는 꼭 아이맥스에서 보고 싶어 한다.


현실의 나에게 회사 입사 면접에서 한번 더 나의 꿈을 물었다. 그리고 패기넘쳤던 10년 전의 나는 면접관이 단 한번도 듣지 못했다는 신선한 대답을 했다.


"저는 MWC에 서서 제가 만든 앱을 발표하는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스티브잡스의 목폴라와 뉴발란스 993을 수백번 반복해서 보고 맥북이 등장한 종이봉투의 소름을 잊지 않던 나에게 입사 후 알려준 그녀의 소감에 조금 어리둥절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게 그렇게 특이한 생각이었나? 나는 매일 꿈꿨을 뿐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것을 잊고 말았다. 현실에 수긍한 작은 꿈은 이루어 나갔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안주하고 머물러 버리고 말았다. 나이는 들어갔지만 나는 깊어지지 못했다.


새로워지고 싶던 나는 책에 답이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에 씨름하고 투쟁했다. 1년간 1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정리하고 반복했다. 스스로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치다 보니 더욱 빈번하게 넘어졌다. 번아웃이라는 핑계는 정말 지독하게 반복되었고 때로는 스스로 타협하고 넘어가고자 했다.


그럴때마다 나는 5년후의 내가 쓴 편지를 읽어본다.
수없이 생각하고 꿈꿔왔던 모습의 내가 쓴 편지.
5년 뒤의 내가 보기에 지금의 내 선택에 만족하고 긍정할 수 있도록
나의 자존감을 지키고 스스로를 아끼며 후회하지 않도록
단단한 기준을 갖고 지켜나아가고 있다.


5년 후의 나의 오늘은 절친과 목표했던 뉴질랜드로 떠나는 부부여행의 전날이다. 10여년 전 데카포 호수에서 친구와 다짐했던 목표를 이루고자 내일 출국한다. 평소의 나는 새로운 회사에서 13명의 팀원을 거느리고 있고, 그들이 뿜어내는 열정과 인사이트라는 도파민에 취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 나를 지탱해주는 건 나를 닮지 않아 다행일 내 평생을 다 바쳐도 바꿀 수 없는 딸이며, 내가 지금 그토록 원하는 아내가 된 그 사람이다.


당신은 어떠한 꿈을 꾸고 있는가. 아니 꿈은 있을까?


막연하게 조금 더 돈을 벌고 파이어족으로 은퇴를 꿈꾸는 이들이 많은 지금, 그 꿈을 이룬 모습을 상상해보자. 진정 행복하다면 그것 역시 존중받아야 할 당신의 5년 뒤의 모습이다. 하지만 5년 뒤의 내가 쓰는 일기를 볼때마다 소름이 돋는 나처럼 당신의 미래도 끔찍하게 행복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5년후의 내가 쓰는 편지를 한 번 써보자.


그리고 지금 너무 힘들다면, 이 모습도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 편지를 쓰는 미래의 당신이 지금의 너를 보고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그땐 다 그랬었어. 어렸었지."라고 혼잣말 하는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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