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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생명을 주는 것

by 남상석

앞글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이 "혼(soul)"과 "영(spirit)", 이 두 용어에 관한 서양인들의 이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글에서는, 기독교 성서가 이 두 용어 중 하나인 영(spirit)에 관해서 어떻게 말하고 있으며,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성서는 영(spirit)에 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기독교 성서에서 ‘영’(spirit)은 구약의 히브리어 루아흐(ruach)와 신약의 헬라어 프뉴마(pneuma)로 표현되며, 원래 ‘바람’이나 ‘숨결’을 뜻하지만, 성서에서는 하나님의 생명과 힘을 나타내는 중요한 개념이다.

구약에서 하느님의 영은 창조 때 혼돈 속에 질서를 세우고, 예언자들에게 말씀과 능력을 주어 하느님의 뜻을 전하게 하며, 백성을 이끄신다. 신약에서 성령은 예수의 사역과 초대교회 성장의 핵심이 되었고, 신자 안에 거하며 마음을 새롭게 하고, 힘과 은사를 주어 하느님의 일을 하게 한다. 사람의 영은 신과 관계를 맺는 가장 깊은 부분이며, 성령의 역사로 다시 살아나고, 자유롭게 되는 부분이다.

니고데모는 공의회 의원 중 한 사람이었고, 유대 사람들의 지도자이었다. 어느 날 밤에, 그가 예수를 찾아왔다. 니고데모는 “당신이 행하시는 기적들을 보아서, 당신은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압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예수는 “사람이 다시 태어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니고데모는, "다시 태어남"이란 말을 듣고 놀랐다. 그는 생각을 가다듬고, “다 자란 사람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다시 어머니 뱃속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야 없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예수는 “사람이 물에서 나고 하느님의 영(The Spirit)으로 다시 태어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육(the flesh)에서 난 것은 육(flesh)이요 하나님의 영(The Spirit)에서 난 것은 영(spirit)이다.”라고 대답했다. 니고데모는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영, 부활을 믿어 왔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하나님의 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말은 새로웠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예수가 사마리아 수가성의 한 우물가에서 물 길러 온 여인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사마리아 여인이 예배하는 장소에 대해서 언급했다. 예수가 “하나님은 영(a spirit)이시다.” 그래서, 예배하는 자가 어디서나 “영과 진리”로 예배할 것이다라고 가르치셨다.

사도 바울은 예수를 영이라 규정하면서, 예수의 “영(The Spirit)”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예수는 분명히 우리와 같은 육체를 가진 "사람의 아들"이었지만, 바울은 자유를 주시는 “영”으로 묘사한다.

이런 성서의 가르침은 교리와 예배, 기도와 부흥운동뿐 아니라 예술, 문화, 인권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영”에 대한 성서의 가르침은 개인의 변화와 공동체 형성, 그리고 사회와 문화에까지 깊이 스며 있다.

성서는 “생명을 주는 것이 영이다”라고 말한다. 영으로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고, 영으로 하느님을 믿고 예배한다. 영이란 기독교에서 말하는 거듭나고, 새롭게 되고, 자유롭게 되는 부분이다. 만약, 영에 관한 이해가 없다면, “어떻게 그런 일이?”라고 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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