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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Jul 30. 2021

아름다움 (美, beauty)

미국의 삼대 협곡

           아름다움(美)은 진(眞), 선(善), 미(美)로 이루어지는 인간의 세 가지 기본적인 가치 중 하나이다. 아름다움은 사람의 감각으로 인지되는 자연, 음악, 미술과 구체적인 사물의 속성이면서, 종교, 윤리, 철학, 수학과 같은 추상적인 원리나 개념에도 발견된다. 아름다움은 마음과 신체로 이루어진 인간의 삶 전 영역에 있어 추구되고 발견되는 한 가치이다.  

          우리말, ‘아름’이란 두 팔을 벌려 감싸 안을 정도의 크기나 둘레를 말한다.  한 아름, 두 아름 등으로 크기나 둘레를 표시한다. 우리말 ‘아름’은 전통적인 미의 원리인 균형, 대칭, 조화를 내포하고 있다. 이 중에서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한 아름이 될 수 없고 아름답지 않게 된다. 아름다움이란 어떤 사물의 속성이면서도 관찰자의 주관적인 시각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진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속담처럼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아름다움을 주관적이면서 우주적으로 보았다. 나에게 무엇이 아름다운 것은 모두에게 아름 다워야 한다. 아름다움을 보는 가장 전통적이면서 객관적인 관점은 전체와 그 부분들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이다.  미적인 조화는 여러 가지 부분들의 상호 관계가 분리되지 않고 아울러 나타나는 미적인 통일성을 말한다. 한 대상을 이루는 부분들은 서로 바른 대칭과 균형을 이루는 바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전통적인 아름다움은 르네상스 시기에 가장 활발하게 표현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회화처럼, 신체의 아름다움은 다른 미적인 요소들과 함께 신체의 여러 부분이 바른 비율과 대칭으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회화

          하지만, 아름다움에는 파격도 있고 놀람도 있다.  애플과 LG의 로고는 균형, 대칭의 원리를 깨면서, 오히려 시각적인 재미와 주의를 끄는 멋이 있다.  파격은 멋의 한 원리로서 즐거운 놀람을 가져다준다. 

Apple Logo


LG Logo

          두려운 놀람도 있지만 즐거운 놀람도 있다.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은 즐거운 놀람을 찾아서 테마파크를 찾기도 하고 무서운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다. 음악에서 가끔은 불협화음도 쓰인다.  이러한 재미(滋味)를 ‘놀래미’라고 이름하면 좋겠다. ‘놀람’, ‘놀래미’를 영문으로 표기하면 ‘Nolarm’, ‘Nolarmi’인데, 어감이 부드러워 상품명으로도 적절하다. 놀래미는 수학적인 공식이나 형태, 일상의 틀 안에 머물지 않는다. 가끔은 즐거운 놀람이 일상에 지루해진 마음에 필요하다.

          칸트는 종속적인 아름다움과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구분하였다.  종속적인 아름다움은 절대적인 아름다움과는 다르게 어떤 개념이나 기능에 종속되어 있다. 예를 들면, 소나무는 소나무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열매의 기능으로 보면 잣나무가 더 아름답다. 황소는 황소로서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말과 같은 아름다움은 없다. 농구선수와 체조선수의 신체적인 아름다움은 다르다. 종속적인 아름다움은 비교의 대상이다.  

          이와 다르게,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어떤 기능이나 개념에 매이지 않는다. 어떤 형태나 원리로 그 아름다움을 규정할 수 없음으로 절대적이다. 물론, 천상의 아름다움만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사랑과 자연의 아름다움은 절대적이라 여겨진다. 

          자연은 물, 구름, 꽃, 나무, 산과 같은 소재 위에 빛과 바람을 더하여 다양한 종류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세계 어느 나라를 방문하더라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명소가 있다. 명소마다 저마다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자연은 거대하고 웅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애리조나와 유타주에 위치한 삼대 협곡들이 그렇다. 이 협곡들은 모두 국립공원이면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승용차로서 접근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3~5일 정도에 삼대 협곡을 한꺼번에 여행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Grand Canyon National Park).  미국의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은 전체적으로 446km 길이, 20km 넓이, 최대 1857meters 깊이의 계곡들과 화려한 지층들로 이루어져 있다.  높은 고원지대에서 수만 년의 지질역사를 보여주는 화려한 바위층들과 깊은 계곡 사이로 줄기차게 흐르는 콜로라도강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랜드 캐년의 비교할 수 없는 웅장하고 장엄한 풍경은 영적인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랜드캐년과 콜로라도강

          여담 하나 하겠습니다.  수십 년 전 가족들과 함께 그랜드 캐년을 처음으로 여행하고 있었다.  그랜드 캐년 북쪽 림 근처였다. 앞서가던 트럭에서 떨어진 참외만 한 크기의 뾰쪽한 바위가 전방에 보이는가 싶더니, 곧 내 차가 그 위를 지나갔다.  “터 텅”하는 둔탁한 소리, 그리고 차가 약간 요동쳤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조사해 보았다. 차 밑의 오일 탱크가 쭈그려져 있고 종이 몇 장 정도 두께로 길쭉하게 찢어져 있었다. 우선 플라스틱 백으로 급하게 찢으진 부분을 막아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주유소까지 운전해 갔다. 주유소에서 엔진 오일을 보충하였지만 오일이 계속해서 세고 있었다. 가장 가까운 도시로부터 수십 마일 떨어져 있었다. 궁리 끝에, 먹다 남은 밥을 이겨서 찢어진 부분을 막아 보았다. 신기하게도 더 오일이 흐르지 않았다. 그 상태로 가장 가까운 도시에 있는 한 정비소까지 갈 수 있었고 몇 시간 만에 차를 수리해서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브라이스 캐년(Brice Canyon National Park).  브라이스 캐년은 침식으로 조각된 수천의 섬세하면서 화려한 탑과 기둥들이 집중된 곳이다.  전나무와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수천의 탑들은 일출과 황혼에 그 무늬를 달리하면서 영감을 준다.  브라이스 캐년은 그랜드 캐년 북쪽 림으로부터 차로서 이동하면 약 3시간, 남쪽 림으로부터는 약 5시간 거리에 있다. 

브라이스 캐년 원형극장 (Photo: Depositphotos)

          자이언 캐년(Zion Cayon National Park). 자이언 캐년은 사막, 숲, 강, 계곡, 그리고 크림색, 분홍색, 적색 등 여러 색깔의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캐년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바위 절벽들의 육중한 무게감으로 느낄 수 있다. 그랜드 캐년에서는 내려다보았는데, 여기에서는 올려다보는 전망이 사람을 압도한다.   버진 강으로 빚어진 깊고 좁은 계곡과 자연으로 빚어진 원형극장이 유명하다. 여러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협곡은 경외감을 불려 일으킨다.  유타주 남서부에 있으며, 브라이스 캐년으로부터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랜드캐년 북쪽 림으로부터는 약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자이언 캐년 입구

          자연이 빚어낸 협곡의 웅장하고 장엄한 아름다움을 간단히 소개하였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어떤 형태나 실용보다는 내 마음에 다가오는 영적인 감동에 있다. 작은 것도 큰 것도 제자리에 있으면 아름답다. 무엇보다 자연 속에서 내 영이 즐겁고 아름다움을 느끼면, 자연은 자연대로 나는 나대로 거기에 있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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