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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크 Jun 26. 2024

성룡 (2)

32. A 계획 속집

< 프로젝트 A (A 계획) >는 성룡이 연출을 하고, 가화삼보가 기가 막힌 합을 보여준 골든하베스트사의 80년대 최고 영화 중 하나였다. 이 영화는 이후에 가화삼보가 각자 어떤 캐릭터를 가지게 될지를 보여주면서, 가화삼보가 확실하게 홍콩 영화를 지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코믹하면서도 선도 악도 아닌 홍금보 캐릭터, 꽉 막혔지만 신의가 있어 보이는 원표 캐릭터, 그리고 순진하면서도 언제나 정의의 편에 서려는 성룡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런 세 명의 캐릭터들은 이후에도 < 쾌찬차 >, < 오복성 >, < 하일복성 >, < 복성고조 >, < 비룡맹장 > 등에서도 지속되며 끊임없는 히트작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 프로젝트 A >속편인 < A 계획 속집 > 만든 성룡은 이번에는 혼자서 출연하며 자신만의 액션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강력한 버스터 키튼 액션으로 무장해서 말이다.

< 프로젝트 A >만 해도 정말 대단한 영화였다. 가화삼보는 1983년에 < 오복성 >, < 프로젝트 A > 두 편을 동시에 히트시키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게 되었고, 이후로 이 셋의 기가 막힌 조합은 전 아시아를 흔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연출자로서 성룡만을 본다면 역시 < 프로젝트 A >보다는 < A 계획 속집 >이 더욱 훌륭하다. 흥행면에 있어서는 전편보다 못했지만 말이다.

< 프로젝트 A >에서 성룡의 연출이 제작사와 홍금보, 원표와의 조율을 우선으로 했다면, < A 계획 속집 >에서는 오로지 성룡 본인을 위해 연출을 했기 때문이다.


성룡이 연출한 영화이니 당연히 액션부터 볼 수밖에 없다.

이 영화는 < 용형호제 >와 더불어 성룡 특유의 코믹 액션을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 용형호제 >가 당시에 유행하던 '인디애나 존스'식의 모험활극물의 성룡 버전이라면 < A 계획 속집 >은 그야말로 성룡, 자신이 추구하던 버스터 키튼의 액션으로 가득 찬 영화였다. 그래서 < A 계획 속집 >은 성룡 영화 중 최고의 연출 영화로 꼽히기도 한다.


영화의 액션 중 가장 큰 액션은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 부분은  주인공인 성룡이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지역의 갱들을 잡으러 갈 때이다.

이 부분이 재미있는 게 세트장 자체가 장철의 < 복수 >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다. 좁은 복도와 계단이 널려 있는 목조 건물은 장철이 권격 영화를 할 무렵 항상 인 세트로 이용하곤 했다. 성룡은 그런 곳에서 최대한의 소품과 계단을 이용한 아크로바틱 액션을 보여준다. 마치 < 복수 >< 차수 >가 섞인 느낌의 액션에 성룡 특유의 코믹 부분이 가미되어 장철처럼 신체 훼손이나 난무하는 피뿌림이 없어도 관객들에게 훌륭한 쾌감을 전달한다.  


두 번째 부분은 빌런으로 나오는 임휘와 더불어 수갑을 차고 자신을 죽이려는 해적 잔당들을 피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성룡의 전매특허인 몸이 구속된 상태의 액션과 날아오는 도끼 액션 씬이 완성된다. 이 장면이 너무 절묘하고 코믹해서  이후에 성룡은 이 장면들을 < 상하이 눈 > 시리즈나 < 러쉬아워 > 시리즈, 그리고 < 성룡의 CIA >등 많은 영화에서 다시 한번 보여준다. 성룡 특유의 신체구속  액션이 완성된 것이 바로 이 영화인 것이다.


마지막 액션 부분이 홍콩 특유의 대나무 비계 (공사나 임시건물을 위해 설치되는 외부 구조물)나 대나무 사다리를 이용한 버스터 키튼식 액션이다. 여기서 성룡은 정말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키튼 액션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대나무의 탄성을 이용한 액션이나 대나무로 만든 가설 다리 위의 액션,  벽 하나가 통째로 쓰러지며 자신의 머리 위에 떨어지지만 교묘하게 약한 부분으로 통과하는 모습 등 그야말로 키튼식 액션의 향연이 펼쳐지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영화의 액션 부분도 액션 부분이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도 젊은 날의 성룡이 생각하는 홍콩 반환 문제에 대한 소견을 드러냈던 영화라 더욱 값진 영화다.

이 영화는 1987년에 상영되었는데 당시 성룡은 10년 후에 일어날 홍콩 반환에 대해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영화의 배경은 신해혁명을 중심으로 하는데, 혁명군을 잡기 위해 영국령인 홍콩으로 잠입한 청나라의 간첩 아닌 간첩들이 빌런으로 나온다. 여기서 성룡은 중국은 한뿌리임을 강조하면서 중국민주공화국이 세워지기를 바라지만 혁명세력에 가입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성룡의 이런 마음은 사실 1997년의 홍콩 반환을 앞둔 홍콩 시민들의 평범한 생각을 대변해 주기도 했다. 가장 소시민적인 정치 발언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성룡 모습을 보면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난 성룡의 최고 연출작으로 뽑는다. 자신의 소시민적 액션 영웅 캐릭터에 기대 연출의 마음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표현했기에.

성룡의 키튼 액션을 원한다면 이 작품이다. 하지만 복잡한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와 전편과는 달리 홍금보와 원표가 나오지 않기에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복잡한 관계가 있었기에 성룡이 조금이나마 자신의 마음을 보여 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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