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나요? 성격을 형성하는 데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할수록, 또 저를 다시 돌아볼수록 제 모습에서 부모님 두 분의 모습이 비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유머스러움과 차분함, 우유부단함을 닮았습니다. 흔히 기타 치는 배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농담과 웃음을 좋아하여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선호하고, 가끔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여유를 찾으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성격은 누구와도 어색하지 않게 얘기할 수 있고, 원활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결이 맞는 친구와 있으면 편안함을 느끼듯 아버지와 있을 때는 친구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아버지에게 너무 편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어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누구보다 내적으로 친밀한 사람이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 같이 잘 되지는 않네요.
어머니에게는 성실함과 끈기, 열정을 물려받았습니다. 힘이 들어 욕이 튀어나오고 발이 질질 끌리더라도 어쨌든 간에 마무리하려 노력을 하는 개미 같은 성격이죠. 노력이라는 힘을 후천적으로 기르는 것은 너무나 힘들 것을 알기에 기질적으로 갖게 해 주심에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살면서 마주치는 역경에서 도망가지 않고 마주할 수 있었던, 울더라도 주먹 꽉 쥐고 움직이게 해 주었던 아주 감사한 성격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는 좀 더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나쁜 방향으로 튀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님 덕분입니다. 그래서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한 힘들 때면 어머니 생각이 자주 납니다. 자주 기대고 싶고 응석 부리고 싶은 마음이 있죠.
이렇게 두 분의 성격을 물려받은 저는, 때로는 갈등하고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균형을 찾고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만의 성격도 키워가고 있구요. 돌이켜보면 저는 저희 가족 중에서 별난 사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기저기 많이 튄 것 같습니다. 궁금하면 경험해봐야 하는 성격 덕에 한 달 동안 유럽도 가보고, 학창 시절 내내 공부는 뒷전이다가 대학 전공수업이 재미있어 석사까지 다녀왔으니 별난 놈이기도 하죠.
결국 저는 부모님의 서로 다른 기질과 저만의 성격이 만들어낸 짬뽕입니다. 그 덕에 한편으로 유쾌하고, 한편으론 치열하며, 또 한편으로는 조금 별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성격이 더 앞서게 될지 저도 궁금하지만, 그냥 괜찮은 사람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노력할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