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5일
매서운 한파가 잠시 주춤한다. 오후에는 날씨가 풀려서 딸과 함께 놀이터에 갔다.
“아빠,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아이스크림 사줘”
아침부터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성화다. 딸은 감기 때문에 약을 먹고 있다. 사줄 수 없고 사줘서도 안된다.
“딸아, 지금 감기 걸렸잖아. 아이스크림 같은 차가운 음식 먹으면 감기 안 나아요.”
그러자 딸이 말한다.
“아빠 그러면 아이스크림 데워 먹으면 되잖아”
한 번 더.
방안에 늘어진 장난감을 치우는 것도, 한 밤중에 병원에 가는 것도, 인내로 밥을 먹이는 것도, 까꿍놀이를 하는 것도 모두 다 한번 더. 쉽지 않은 한 번 더.
딸은 엄마가 더 좋단다. 아빠가 엄마보다 열심히 놀아주고, 아빠
는 야단치지도 않고, 모든 것을 받아주었는데 엄마가 더 좋단다.
샘이나서 내가 물었다.
“우리 딸 아빠는 싫어?”
“아니, 아빠도 좋은데 엄마가 더 좋아”
엄마는 책도 읽어주고, 요리도 해주고, 스티커도 사주고 해서 좋단다. 아빠가 요즘 계속 회사에서 늦게 오는 건 딸의 책도 사 주고, 스티커도 사주고, 맛있는 거 사주기 위해서 인데......
아무튼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