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에 관하여
직장생활도 부부생활처럼 권태기가 있다. 권태기 없는 부부도 있지만 보통 그런 시기가 한 번쯤 온다. 한 직장에서 5년을 일하면 일도, 사람들도 익숙해진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권태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전(前) 직장에서도 10년을 근무했는데 그런 증후군이 있었다. 지금 직장도 비슷하다. 권태기가 한 번 잘 지나갔으니 이번도 잘 지나간다는 보장은 없다.
인간은 그렇다. 일이 많으면 많아서 힘들고 적으면 적어서 힘들다. 그래서 적당히 분산하고 조절해야 오래 일 할 수 있다. 직장일이라는 것이 너무 많으면 힘들어 죽고, 너무 없으면 짤려서 죽는다. 항상 적당량의 일을 조절해서 해야 한다.
내가 만약 60살이 넘어서 취업을 한다면 이력서 대신 브런치 스토리 주소를 링크해서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슨 일을, 어떤 일을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것도 경력 못지않게 중요하지 않을까?
나이가 들수록 서비스에 관심이 많아진다. 영혼 없는 립서비스가 아니라 공감능력을 말한다. 아이들은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일 때가 많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많은 것을 경험했기에 많은 것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가끔 호텔을 이용할 때면 직원들의 서비스를 가장 먼저 본다. 젊을 때는 고급스러운 시설을 중심으로 보게 되는데 요즘은 숙소가 고급스럽지 않아도 서비스가 좋은 곳을 찾게 된다. 5성급과 4성급의 가장 큰 차이는 서비스라고 느꼈다. 나 같은 경우는 그랬다. 서비스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나이가 젊을 때는 무슨 옷을 어떤 옷을 입어도 이쁘고, 잘 어울리고 당당하다. 그런데 나이가 먹을수록 옷도 신경을 써서 입고 품행과 언행이 중요하다. 나이라는 핸디캡(나잇값) 때문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 핸디캡을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호텔리어(Hotelier)라고 생각한다.
단순이 앵무새처럼 말하는 것은 서비스가 아니다. 진심을 보여야 한다. 고급호텔도 심지어 고객을 불쾌하게 하는 직원도 있다. 오늘은 갑자기 서비스에 대한 생각이 났다. 휴가철이 다가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