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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은 일찍 들어와”

2013. 8. 8

by JJ

2013. 8. 8

“아빠 오늘은 일찍 들어와”

직장을 옮긴 후 아이들과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 놀아주지 못해서, 도와주지 못해서.

내가 직장의 시스템을 바꾸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한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기도 어려운데 시스템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인가? 아빠를 이해 달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아빠는 아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게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스킨십의 즐거움,

두 번째는 주는 즐거움.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에로스나 아가페는 너무 상투적이었다.


2013. 8. 21

딸은 이제 변신 로봇도 조립할 줄 안다. 아이에게는 완성형 장난감보다는 조립형 장난감이 좋다고 한다. 완성형 장난감은 쉽게 싫증을 내고 창의력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장난감 하나를 골라도 교육과 관련된 장난감을 사야 한다는 현실이 참 빡빡하다. 장난감을 조립하고 있는 딸의 옆으로 가서 딸에게 어렵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어렵지 않다며 내게 알려주겠다고 한다.


“아빠 이렇게 해봐. 팔을 이렇게 빼면 돼. 해봐 아빠도 할 수 있어~”


그래. 아빠도 할 수 있다. 아빠도 할 수 있다는 딸의 말에 미소를 짓게 된다. 가끔 출근 시간에 늦장이라도 부리는 날이면 딸은 내게 회사 늦으면 혼나는 거 아니냐고 걱정도 해준다. 우리 딸 정말 많이 컸다. 늘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어 감사하다.


2013. 8. 25

딸은 눈병이 났다. 얼마 전엔 편도선이 붓고 열이 높이 올라 병원을 갔다. 아들도 비슷하다. 이래저래 병원방문 횟수가 늘어난다. 잔병치례 안 하며 잘 크는 아이도 있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어 감사하다. 딸은 이제 어지간한 말들은 다 통하고 가끔 나를 위로해주기도 한다.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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