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2001년 3월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는데 책상 위에 만 원짜리 몇 장이 놓여 있다. 이번 달은 휴대폰을 바꾸고 자동차를 수리해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아셨을까? 예전에도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 지갑에 들어있어서 한 참을 생각한 적이 있는데 어머니가 넣어 놓은 것이었다. 자식들이 드리는 용돈 모아서 다시 자식에게 주는 것이다. 항상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계신 어머니. 회사에서 기분이 좋지 않아 소주라도 한 잔 하고 오는 날에는 나의 눈치 보시곤 말도 안 붙이고 피해 주신다.
한 번은 회사에 일찍 출근해야 한다고 했더니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밥을 하신다. 밥 안 먹고 출근해도 괜찮으니 힘들게 밥 하지 마시라고 했다. 회사 근처에서 김밥하나 먹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먹고 나가야 한다고 밥을 하시고 국을 끓인다고 하시더니 결국 급하게 감자를 썰다가 칼에 손을 베고 말았다. 어머니 손가락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내가 밥 안 먹고 간 댔잖아!”
속상했다. 얼른 밴드를 가져와 어머니 손에 붙여드렸다. 아침 한 끼 안 먹고 가면 어때서 당신 손가락까지 베어가며 상을 차리려고 하시는지. 이제 어머니는 허리도 굽었고 머리도 하얗다. 점점 할머니가 되어 간다.
2001년 6월
generalist
언제부턴가 평범하게, 그러나 다양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고 싶은 일도 하고, 가보고 싶은 곳도 가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면서. 모든 이치가 그렇지만 얻는 게 있으면 버리는 것이 있고, 갖고 싶은 게 있으면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Specialist
언제부턴가 특별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달나라에도 가보고 싶고, 로켓도 타보고 싶다. 평범하게 살든, 특별하게 살든 사람은 한번 죽는다. 즐겁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