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1

2001년 6월

by JJ

도서관에서 1

2001년 6월

도서관에 오면 묘한 긴장감과 치열함, 그리고 평온함이 공존한다. 이렇게 복합적인 감정이 생기는 장소가 또 있을까? 덥다. 하늘은 무척이나 맑고 깨끗하다. 도저히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을 자신이 없어 등나무 벤치에 누었다.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았다. 하얀 뭉게구름이 떠다닌다.


저런 흰구름 아래서, 뜨거운 태양 아래서 떼 지어 다니며 축구를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오버랩되어 지나간다. 그때의 평온함과 행복함이 다시 올 수 있을까? 한참을 누워 있다가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들어왔다. 학문에 왕도가 없다지만 지름길은 있지 않을까? 학문은 지루한 싸움이지만 진리를 깨닫는 기쁨도 있다. 이따금씩 이런 게 진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늘은 설득커뮤니케이션, 취재보도론, 방송편성론을 다 끝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이사를 하면서 물건 정리를 했다. 학창 시절에 주고받았던 수백 통의 편지들. 편지를 쓰려고 사두었던 편지지가 아직도 서랍에 남아 있다. 기념으로 보관했던 중, 고등학교 때 썼던 노트와 연습장을 보니 새롭다. 편지, 교과서, 노트를 모두 버렸다.


그동안 허투루 살지는 않은 것 같다. 적막이 흐르는 고요한 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들려온다.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긴 하지만 싫지 않다. 일과 공부를 함께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힘들다.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니체가 말했다

"초인과 짐승사이에 외줄을 타는 것이 인간, 인생이란 부단한 극복이 아니면 굴복. 둘 중하나다."


피어슨이 말했다.

"달리고 있는데 힘이 들지 않다면 내리막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힘들다면 성장하고 있다는 것."


잠 못 드는 이에게 밤은 길고, 갈 곳 모르는 이에게 길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