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라가 새소리 들려주기, 꽃 밭에서 사진 찍어주기,
눈사람 만들어 주기, 서점 가서 책 구경시켜 주기, 여러 가지 음악 들려주기.
앞으로 해줘야 할 것이 많지만 지금 당장해야 할 일은 똥 싼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이다. 오늘도 딸은 손바닥이며 발바닥이며 얼굴과 옷에 온통 마카펜을 칠해 놓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엄마는 빨래할 일에 또 큰 소리를 친다. 딸은 점점 미운 짓을 많이 한다. 이쁜 짓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아이가 훌륭한 아이로 자라주기를 바라기 전에, 먼저 좋은 부모가 되라고 한다. 요즘 딸은 다시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열이 40도까지 올라서 밤새도록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었다. 컨디션이 안 좋은 탓일까? 아침부터 심하게 떼를 쓴다. 밤이 되도 강력한 떼는 멈추지 않고 엄마, 아빠를 힘들게 한다. 하는 수 없이 혼을 냈다. 모든 떼를 다 받아주기에는 나도 아내도 너무 지쳤다.
간신히 잠이 드는가 싶더니 갑자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울기 시작한다. 10분, 20분, 30분 한 시간이 넘도록 운다. 인내력의 한계를 느꼈다. 참다못해 엉덩이를 몇 차례 때렸고 혼을 냈다. 딸은 울면서 “안 울 거야, 안 울 거야”반복했다. 그리곤 울다 지쳐 엄마 옆에서 잠이 들었다. 그렇게 밤을 새우고 비몽사몽간에 출근을 했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마음이 너무 안 좋다. ‘좀 더 잘 달래 볼걸. 아파서 우는 거였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안 울 거야’를 반복하면서 울어대는 딸의 목소리가 하루종일 귓가에 맴돌았다.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일까? 많이 사랑해 주고 적당히 혼내야 한다고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 딸은 다른 아이보다 확실히 떼를 많이 쓰는 아이다.
이제 웬만한 떼는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정체불명의 떼는 대책이 없다. 아플 때도 떼를 쓰고 안 아플 때도 떼를 쓰니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크게 아픔 없이 자라주고 있어서 고맙고 감사하지만 가끔은 미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