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길

by JJ

가끔 생각한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에 후회는 없는가? 다시 태어나도 이 직업을 갖고 싶은가? 마치 "결혼한 사람들에게 다시 태어나도 배우자와 결혼해서 살고 싶은가?"와 같은 심오한 질문이다. 두 가지의 마음이 있다. 다시 태어나도 이 분야에서 더 잘해 보고 싶은 마음과 전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른 일을 한다면 무엇이 되었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므로 후회는 없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더 열심히 살았어야 했나?"라는 생각을 가끔 했지만 질문에 대한 대답은 비슷했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였다. 어쩌면 그 대답이 발전할 수 있는 내 삶에 발목을 잡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선택의 문제이지 O, X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내 삶에 만족하면 O가 되는 것이고 후회를 하면 X가 되는 것 아닐까? 성공한 삶의 기준이 너무 편향되어 있어서 만족하며 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기도 한다. 성공의 기준은 누가 정하며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다만 불만족스러운 삶을 계속 살고 있다면 한 번쯤 턴을 해야 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인생은 실력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이 그 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고 있다. 알고 있었지만 굳이 그런 인연들에 연연하지 않았었다.


주위에 손을 내밀고 도움을 청했다면,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세를 지면 자유를 잃는다"는 영국 속담이 있듯이 나의 자유로운 영혼을 내주면서까지 그들과 엮기고 싶지 않았던 생각도 있었다. 꼭 그렇게 이분법적 사고로 살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해서 친구가 없었다. 매일 혼자서 심심한 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 나가보니 또래 아이들이 모여서 축구를 하고 있었다. 너무 심심해서 그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야~ 축구 같이 하자"


그들은 게임에 나를 끼워 주었다. 그때 나의 "같이 하자"라는 말 한마디로 우리들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친구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심심해서 던졌던 말 한마디가 평생을 같이할 수 있는 친구가 된 것이다.


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도 있지만 그것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이 헛되어 보이고 내 삶 전체가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긍정적인 면만 생각하려고 한다. 부정적일 이유는 없다. 다만 다시 액셀레이터를 밟아 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안주는 퇴보다.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으려면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사람의 인연은 참 중요한 듯싶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배우자를 만나는 것도 인연이 있어야 하듯이 성공하는데도 인연이 필요하다. 물론 노력은 기본이다. 실력은 아주 특출 난 상위 0.01%의 천재를 제외하면 비슷하다. 내가 아니어도 나만큼은 하거나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나타난다.


더 유연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갔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한다. 물론 그 세계로 나가려면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의 평온함과 자유로움을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산속에서는 자연을 만끽하면 되지만 속세에서는 속세의 룰에 따라야 하지 않는가?


나의 아이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아빠의 삶이 불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너희들은 아빠의 삶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도 좋을 것 같다. 더 넓은 세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경험 했으면 한다. 그리고 너희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것을 갖게 된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타적으로 사는 삶도 훌륭한 삶이란다. 나를 위한 삶은 소중하지만 남을 위한 삶은 위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못한 것들인데 너희들은 한 번 해 보렴. 아빠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실천해 보려고."


나의 인생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만족스럽다고 말할 만큼 좋지도 않은 것 같다. not bad지만 good job도 아닌..... 지금부터라도 good job 향해 노력해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