꿇으라면 꿇지요, 전세계약 만기일이 다가온다

by JJ

꿇으라면 꿇지요

2014년 11월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고객의 유형은 생떼를 부리는 진상 고객이라고 한다. 아이의 떼는 순수하기라도 하지, 그런 꼴불견 고객에게 걸려들면 도를 닦는 자세로 응대한다며 하소연을 한다. 서비스업종뿐이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느끼겠지만 꼴불견 상사도 있고 꼴불견 업체도 있다. 아직도 본인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하며 직장에서 무소불위한 권력을 행사하는 사장도 있다.


터무니없는 납기일을 정해 놓고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날짜를 맞춰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납기를 못 맞출 경우 계약을 파기하고 거래를 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따라가야 한다는 현실이 답답하고 비굴하다. 틀린 것을 알면서도 따라가야 할 때가 있다. 사회 초년생도 아닌데 그런 갈등과 딜레마는 늘 머릿속에 있다. GO인가 STOP인가?


그게 올바른 사회고 올바른 조직이 아닌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것일까? 잘살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 꿇으라면 꿇겠다. 하지만 오늘 당신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말라. 나는 샐러리맨이지 당신의 노예가 아니다.



전세계약 날짜가 다가온다

2014년 12월

이제 상사의 쿠사리(구박) 정도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 수 있다. 아내의 잔소리쯤은 자장가로 승화시킬 수 있다. 그것 말고도 고민해야 할 일들이 많다. 오늘은 유난히 불혹이란 나이가 부담스럽다. 내가 불혹이라니. 가슴이 답답해서 집 앞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밤이 될 때까지 한참 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다.


전세 계약날짜가 다가온다.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를 짜내어 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집주인 아기 돌 때 케잌까지 선물하며 눈치를 살피고 비유를 맞췄다. 그는 나이도 젊은데 집이 세 채다. 부모님의 주신 것이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욕실에 미끄럼 방지제를 붙이고, 방안에 늘어져 있는 책과 장난감을 치우고 방청소를 했다.


회사에 있을 때는 회사일로 바쁘고, 집에 오면 집안일로 쉴새가 없다. 행복하기도 하지만 나도 쉬고 싶다. 전셋값이 폭등했다. 집주인은 턱없이 높은 전셋값 인상을 요구했다. 밤을 새우며 고민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사정을 봐달라고 부탁도 해보았다. 좋을 방법이 없을까?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이사를 계획하고 집을 알아보지만 여의치 않다. 시간이 없다. 결정을 해야 한다. 남던가 떠나던가.


신은 우리에게 버텨낼 수 있을 만큼의 고난만 주신다고 했다. 생각이 부족했다면 더 생각을 해야 한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소도 비빌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이런 때는 재력 있는 부모가 부럽기도 하다. 지금은 너무 힘들어 쓰러질 것 같아도 이 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믿는다. 어떻게든 이 순간들을 이겨내야 한다. 오로지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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