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치경제학 교수의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5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했는데 1위가 방글라데시로 가장 행복감을 느끼며 산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나라다. 반면 미국과 영국 등 부자나라는 30위권 밖의 하위권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보고에 의하면 물질적인 풍요와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꼭 비례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가난하게 살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어떤 것이 진짜 행복한 삶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권태.
열심히 살아도 모자랄 판에 요즘 권태롭다는 느낌이 가끔 든다. 권태에는 특징이 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알아도 권태가 오고, 너무 몰라도 권태가 오는 것 같다. 일상적 삶에 의미를 두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가장 위험한 일이다. 반복되는 일상, 반복되는 생활. 살면 살수록 새로운 것은 없어진다. 어렸을 때 꿈꿨던 파라다이스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삶은 조금씩 지루해진다.
하고 싶은 것을 다해봤다는 것은 행복일 수도 있지만 때론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 강한 것,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행복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참 중요하다. 달나라에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창작이 어려우니 리메이크가 범람하고, 새로운 소재를 찾기 힘드니 변태나 엽기로 흘러간다. 권태로우니까 도박을 하고 마약을 하고 바람을 피운다. 더 센 것, 더 자극적이고 잔인한 영화를 만든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렸을 때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 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받아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 사회에 나와서 하고 싶은 일하며 열심히 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잘 사는 것. 이렇게 몇 줄로 요약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인데, 과정은 참 쉽지 않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싶었다. 인연이란 콩깍지다. 한 번의 콩깍지가 지나갔더라도 슬퍼할 필요 없다. 콩깍지는 또 나타난다. 인연이란 자연스러운 타이밍이다. 용기가 없으면 사랑도 없다. 겁나는 게 없어야 사랑을 한다. 눈치 보는 게 없어야 사랑도 한다. 주위를 둘러보자. 가장 가까운 곳에 나의 반쪽이 있을 수도 있다.
업무차 전화통화를 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인터넷에 함께 접속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지하철을 함께 탄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소개팅에서 별로 좋지도, 싫지도 않았던 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사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사랑은 만드는 것이다. 사랑은 웃으면서 헤어지며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 주는 것이 아니라, 미워도 끝까지 그 사람 곁에 있어주는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랑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