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아이들의 사기진작 차원으로 나간 나들이였는데 내가 더 즐거웠던 것 같다. 한동안 기침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기분이 좋아졌다. 환경을 바꾼다는 건 중요하다. 주부도 집에서 쉬지 말고 나가서 쉬어야 한다. 직장에서도 사무실이나 작업장을 잠시 벗어나서 휴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중력도 높아지고 업무 효율이 좋아진다.
가족여행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다. 한 집에 살아도 가족이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아이들도 바쁘고 아내도 바쁘다. 나도 퇴근하면 조용히 쉬고 싶다. 서로 얼굴을 마주칠 시간도 부족한데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더 어렵다. 나들이는 같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의미가 있다. 머리 아픈 이야기들을 하지 않아도 되고 즐겁게 놀고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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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아이들과 여행을 갈 시간도 많지 않겠구나. 입학을 하고 졸업을 하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우리 아이들은 부모 곁을 떠나갈 것이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벌써 서운하다. 결혼 후 "나"보다는 "아이들, 가족"때문에 더 행복했다.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저절로 그렇게 된다.
나도 솔로 때는 "나"를 위해서 살았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나의 행복보다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더 행복했다. 신기할 정도로 그랬다.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수십 년간 자식에게 길들여진 부모는 자식을 품에서 조금씩 멀리해야 하는 순간을 느낄 때마다 서운한 감정이 드는 가 보다. 그래서 부모도 자식과 떨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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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혼자 왔다가 혼자 간다.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즐거울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자식이 곁에 있을 때는 자식의 즐거움이 있어야 하고 자식이 떠나가면 없는 데로 즐거움을 만들어야 한다. 즐거움을 자꾸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 피곤한 일이긴 하다. 가장 큰 즐거움은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이다. 남이 만들어주는 요리를 먹는 것이 대표적인 즐거움이다.
아이들의 교육이 힘든 이유는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동물들은 훈련을 시키기가 쉽다. 동물은 복잡한 감정들이 없고 논리도 없다. 인간은 상상력도 풍부하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어서 더 어렵다. 그래서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많은 희로애락이 있다. 주식에서 말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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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보면 시지프스는 바위를 끊임없이 산으로 밀어 올린다. 밀어 올리면 굴러 떨어지고, 밀어 올리면 굴러 떨어지고를 죽을 때까지 반복하면서 결국 산꼭대기에 바위를 밀려 올리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철학이다. 자기 계발보다 우선 돼야 하는 것이 철학이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다가 죽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살아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없어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는 것 같다. 어느 책 제목처럼 맛있는 떡볶이를 먹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어렸을 때는 치킨 한 조각으로도 참 행복했었다. 지금은 한 달 동안 계속 치킨을 먹을 수 도 있는데 왜 그 때처럼 행복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