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면 많은 것을 얻는다. 첫 번째 종이책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두 번째 강의제안도 들어온다. 세 번째는 응원하기 기능이 생겨서 수익 창출도 수월해졌다. 아쉽지만 나에게는 모두 해당 사항이 없다. 약간 부럽긴 하지만 어쩌면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지만 가능하면 꼭 읽어 보려고 하는 글들이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버티고 이겨내고 견뎌내는 작가님들의 글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겨낼 수 있을까? 숙연해진다. 나태해지려는 나를 보며 반성하게 된다.
작심삼일이라고 며칠이 지나면 까맣게 잊어 먹고 다시 긴장이 풀려서 게을러지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브런치를 접속하여 작가님들의 글들을 펼쳐 본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잡는다. 힘든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살아가시는 분들 앞에 창피하지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브런치에는 브런치에서만 볼 수 있는 글들이 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지하고 리얼하고 치열한 글들이 있다.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응원을 기다리며 돈 몇 푼 받는 것도 아니고, 출간을 해서 명성을 얻는 것도 아니다. 한 번 태어나서 죽는 인생,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잘 살 수 있을까? 혹은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것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이다.더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브런치.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너무 다른 삶들이다. 사람들의 일상을 훔쳐보며 위로도 받고 반성도 한다. 지금까지 노력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멀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너희들이 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야"
그때는 그 말이 어찌나 서운하고 매정하게 들렸던지.
지금은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다. 팩트폭격을 해서 얄미울 뿐이지 틀린 말은 아니었다는 것을. 더 노력해야한다. 숨이 멈추는 순간까지 노력해야 한다. 빨리 경제적 자유를 얻어서 먹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솔직이 그런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
먹고 노는 것은 어느 정도만 하면 된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이룬 사람들의 특징은한 결같이 비슷하다. 나를 위한 행복보다 남을 위한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요즘 말로 행복의 끝판왕은 남을 위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브런치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소우주(宇宙)다. 처음에는 많은 수단 중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원 오브 뎀(one of them)보다는 온리 원(only one). 나는 오직 브런치에만 글을 쓴다. 수십 군데의 글쓰기 플랫폼과 온갖 SNS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때론 글감이나 아이디어를 도둑맞기도 하는 것 같다.
브. 런. 치. 작. 가.
좋지도 싫지도 않은 브런치 작가라는 정체성이 그래도 감사한 이유는 그분들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