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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제이 Apr 28. 2024

혜화동

오랜만에 아내와 뮤지컬을 보았다. 회사대표가 티켓을 예매해 주어서 봤는데 내용은 그냥 그랬다. 공연을 보고 나와서 떡볶이와 호떡을 먹었고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마로니에 공원과 낙산공원 산책도 했다. 혜화동은 결혼하기 전까지 청년시절을 보낸 곳이라 특별히 친숙하고 추억이 많은 곳이다. 젊은 날의 희로애락이 모두 이곳에 다. 오랜 시간들 속에서 오늘은 아내와 추억의 한 페이지를 남겼다.


공연을 보고 난 후 노점에서 떡볶이를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아내도 너무 맛있다며 다음에 꼭 다시 와서 먹어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인다.


"오늘 정말 떡볶이 맛있었어. 떢볶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정말 맛있더라고. 아저씨랑 먹어서 느낌이 반감되기는 했지만~"


잘 나가다다가 꼭 이런 흥을 깨는 말을 한마디 한다. 오랜만의 단둘이 데이트라 머리도 손질하고 신발도 닦고 꽤 외모에 신경을 쓰며 외출을 준비했는데 아저씨랑 떡볶이 먹어서 반감이 되었다는 말을 듣다니....

나도 아내의 말에 화답을 해주었다.


"나도 길거리에서 30년 만에 떡볶이 먹어보네. 나도 떡볶이 잘 안 먹는데 여기 떡볶이맛 정말 괜찮네. 애인 생기면 한 번 같이 와서 먹어야겠다."






수없이 부부싸움을 하면서 서로 상처를 주며 살았지만, 또 살다 보니 이렇게 공연도 보고 데이트를 하는 시간이 오기도 하나보다. 결혼 후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은 연애 때 연을 보는 시간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연애 때의 신선함과 풋풋함은 없지만 그래서 짜릿한 도파민이 분비가 되지는 않겠지만 평온한 하루였다. 외출할 때는 집안일, 아이들 이야기, 남편에 대한 잔소리는 금물이다. 그런 복잡한 것들을 잊으려고 외출을 하는 것인데 나와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 흥이 반감된다.






앞으로는 싸우지 말고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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