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 May 01. 2024

Underwood

신이 주신 계절

신이 주신 날씨

찬란한 봄이다.



무척 평화로운 봄날이다.

아침 일찍 아내는 빵을 굽는다.

딸은 빵을 먹으며 시험공부를 한다.

아들은 백일장을 간다며 부산을 떤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그리운 어머니

그리운 아버지

그리운 형

그리운 나의 젊은 날.



꽃과 나비와 벌과 새가 있는

이 숲 속을 너무도 사랑한다.

이 숲 속의 바람을 사랑한다.

자연은 항상 옳다.



요 며칠 마음이 뒤숭숭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회사 부하직원과 감정상하는 일이 있었다.

관계라는 것이 쌍방의 문제 이긴 하지만

이번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내가 감정이 상한 만큼 그도 상했으리라.

그래도 어른이고 상사인 내가 더 유연함을 보였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니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고 해도 생각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방법을 바꿀 것 같다.


잊자.

화해도 기술이고,

잘 넘기는 것도 내공이다.



1년 중 가장 예쁜 계절, 예쁜 때

4월 말 5월 초.

사람으로 치면

10대 후반 20대 초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행복한 계절.

아무 치장이 없어도 예쁜 시절.






사람의 마음을 산다는 건 꽤나 중요하다. 딸이 네 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딸이 원하는 것을 엄마가 해주지 않으니 딸이 떼를 쓴다.


"아니야 아니야 이거 해달란 말이야"


아내는 딸에게 말한다.


"엄마한테 존댓말 써야지. 어른한테 반말을 쓰면 어떡해"


그러자 딸이 말한다.


"아니야 아니야 이거 해달란 말이에요"


존댓말은 썼지만 더 심한 짜증을 낸다. 본질은 존댓말이냐 반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말은 어쩌면 껍데기이고 형식에 불과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본질은 그 사람의 마음이다. 모든 관계는 다 비슷하다. 진심이 담겨 있지 않는 것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껍데기이고 허상이다.


축복받은 날씨로 행복한 하루였다.

이전 19화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보고 난 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