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천만배우 유해진은 힘들 때마다 북한산에 올랐다고 한다. 누적관객 1억 명의 국민배우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나 보다. 남들은 쉽고 편하게 사는 것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살면서 한 두 번 위기를 겪어 보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심리학적으로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남이 힘든 모습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 동질감을 느껴서 그런가 보다. 나도 힘들 때 북한산에 자주 오른다. 얼마 전에 혼술(혼자 술 먹기)을 했다. 반백 년 넘게 살면서 처음 해보는 혼술이다. 사실 커피도 마흔이 넘어 처음 마셨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는 커피와 혼술 없이도 즐겁게 잘 살았었나 보다.
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할 것인가? 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행복의 요소를 찾아야 한다. 떡볶이가 될 수도 있고 커피가 될 수도 있고 골프나 등산이 될 수도 있다. 술, 담배로 행복을 찾는 사람도 있다. 가능하면 몸에 무해한 것으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술, 담배로만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것으로라도 즐거움을 찾아야 하지 않나 싶다. 전망 좋은 바닷가에 앉아서 담배 한 대를 피는 것이 행복하면 그냥 그렇게 하자. 소주를 한 병 먹으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 행복하면 그냥 그렇게 하자.
아무 즐거움이 없이 살다가 죽는 것보다는그런 소소한 낙(樂)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나의 아버지 세대는 그런 풍경이 흔했다. 동네에서, 혹은 일터 주변에서 옹기종기 모여 매일 술을 마신다. 어릴 때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몸에도 안 좋은 술을 저렇게 매일 마셔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