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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잠을 잘 자는 것은 조리원 퇴소 이후 한결같이 제1의 소원이다. 보통 아기의 잠은 시간이 약이다. 노엘이도 월령이 참에 따라 점차 안 깨고 잠자는 시간이 늘어났다. 분명 순조로웠는데, 무엇이 변한 걸까. 근 3일 새벽에 시간마다 깨고 있다. 아기의 질 좋은 수면이 다시 절실해졌다.
아기 양육방식 중에 중요한 내용으로 수면의식이 있다. 아기를 재우기 전에 매번 같은 시간에 동일한 의식을 일정한 순서대로 해주면 아기가 해당 의식 이후 마법처럼 스르륵 잠 들게 된다는 내용이다. 오늘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의사선생님께 수면의식을 권고 받았다. 6개월 아기 엄마에게 해주는 여러 가지 통상적인 지침중에 한 가지였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시고 확인하셨지만 집에 돌아온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수면의식을 해야겠어. 오늘부터 당장!'뿐이었다.
우리집 아기도 규칙적인 시간으로 일정한 수면환경을 만들어주긴 했었다. 하지만 수면의식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백색소음과 멜로디 인형을 틀어주고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는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수면의식은 보통 30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며 목욕시키기, 책 읽어주기, 자장가 불러주기 등을 포함하곤 한다. 집에 돌아온 뒤 고심 끝에 나름의 순서를 정했고 6시 20분이 되자 바로 진행해보았다. 수유-목욕-로션-독서-굿나잇뽀뽀.
나는 독하게 버텼다. 노엘이는 100분을 울었다. 견디지 못한 쪽은 아이 아빠였다. 평상시 나보다 맺고 끊음이 확실한 편인 남편이 불쌍해서 못 견디겠다며 닫힌 문을 열고 아들을 안아주러 들어갔다. 노엘이는 아빠가 안아주자마자 울음을 그쳤다. 결국 엄마 아빠가 번갈아 안아주자 헤헤 웃으며 좋아하는 순한 아이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만 있으면 되는데. 부모인 나는 아이에게 왜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게 해야 하는지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새벽에 서너번씩 깨서 달래지지 않는 아이를 달래는 경험은 너무 고되다. 당분간 수면의식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기존처럼 옆에 누워서 재워줄 작정이다. 100분째 설운 울음을 들으며 방문 앞에서 버틴 독한 엄마에게 사랑을 가득담아 웃어주는 우리 아들에게 그저 미안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노엘아, 엄마가 수면의식이라는 명목으로 너를 힘들게 만들어서,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서 미안해.
오늘도 엄마, 아빠 마음에 사랑과 행복을 가득 채워줘서 고마워.
엄마랑 아빠를 위해서 밤에 빨리 잠들고, 깨지 말고 아침까지 쭉 자렴.
잘 자, 노엘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