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99
성장앨범이라는 게 있다. 50일, 100일, 돌사진 등 각 기념일마다 스튜디오에서 아기 사진을 멋지게 찍어 주고 성장앨범이라는 결과물로 만들어주는 모양이다. 임신 중에 알아보니 터무니없다 느껴질 정도로 값이 나갔다. 그래서 셀프 기념일 사진으로 대체하자고 마음먹었었다.
막상 50일에는 잠이 부족해서, 100일에도 체력이 부족해서 셀프 촬영을 실천하지 못하였다. 노엘이의 200일을 앞두고서야 겨우 기념일 사진을 찍어주었다. 매일 일상의 사진과 영상을 자주 남기니 충분하다고 되뇌었지만 못내 마음에 걸렸었다. 200이라는 숫자 풍선과 하트 풍선을 달고 노엘이를 바르게 앉혀 자연스러운 척 인위적인 사진들을 열심히 찍어댔다.
익숙하고 흔한 형태의 사진들이 나왔다. 다만 이번 사진들의 주인공이 내 아들내미였다. 밝게 웃는 사진, 살짝 미소 짓는 사진, 딴 데 보는 사진, 기우뚱 중심이 흐트러진 사진. 배경은 같은데 아이가 약간씩 다른 사진들이 수두룩하게 내 사진첩에 들어왔다. 중복되는 사진을 지우려 해도 쉽지 않다. 다 각자 다른 매력을 담고 있는 걸.
내 자식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 지 자랑하며 떠벌리고 싶어진다. 자제심을 발휘해 남편에게만 연락한다. 아이 아빠도 카톡으로 어서 보내달라고 한다. 통화하면서 사진을 공유하고 함께 격한 공감을 나눴다. 내 자식 콩깍지를 한껏 떠들며 샘솟는 팔불출을 해소했다(가족 앨범 앱을 통해 엄선한 사진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노엘이의 사진을 뿌듯하게 보고 또 봤다. 앞으로 300일, 돌 또 그다음 기념일들이 있겠지.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쌓여갈 시간 속에 오늘의 소중함을 느낀다. 아이는 성장이 빨라 일주일이면 다른 능력, 다른 놀이를 하는 것 같아서 더욱 순간순간이 아쉽고, 기록과 사진으로 남겨야겠다는 의무감이 든다.
오늘의 새로운 모습은 터미타임 중에 엄지발가락으로 바닥을 밀어내려는 모습이 생겼다는 것이다. 어제까지는 두 발을 다 공중으로 들어 올리고 놀았었다. 조만간 배밀이 능력도 생기겠지. 어서 보고 싶다, 배밀이하는 노엘이. 천천히 건강하게 크렴, 노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