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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길주 Mar 20. 2024

봄길 연작시

1. 박제된 슬픔 ㅡ 후리지아꽃


느릿하게

엄마의 봄이 간다.


기대 할 것 없는 하루

외출 없는

85세 중풍환자의 봄이다.


그래도

딸과 남편이랑

아침을 드신다.


좋아하는 사과를 드시고

쇼파에 누워

다시 한숨을 주무시고


곁에 둔 후리지아꽃

잠깐 보고는

멍하니 창밖을 보면서


경로당에 치매 공부 가는

옆집에 75세 ,82세, 84세  할머니들이

유모차를 밀기도하고

서서 걸어도 가는 걸 보면서


나는 치매 공부 안가도 되지?


후리지아꽃 보는게 더 좋아  !


벌써 시드는 후리지아꽃

너만이 내 어머니의 슬픔을 알겠지.


처녀때 우체부가 자길 좋아했다고

아직도 수줍어 하는

첫사랑 이야기꽃

나는 오늘 아침에도 그걸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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