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시 (연재)

2. 그리움 너머

by 권길주

처음 본 그는 얼굴이 하옜다 ㆍ

너무 희고 뽀예서 미소년 같았다 ㆍ


그는 손도 매끄럽고 고아 보여서

여자의 손 처럼 소녀의 손 같은

그 손으로 시를 썻다 ㆍ


그러나 그의 눈에 푸른 물이 차오르고

한번도 그를 볼 수가 없었다 ㆍ


그의 시에는 강보다 호수보다

큰 바다가 들어있어

나는 그에게 쉽게 건너 가질 못하고


푸른 물이 고여 있는

그의 시만 밤새 읽는다.

그 시에 내 그리움 조금씩

묻히고

날이 떠오르면 시집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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