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시 (연재)

5 첫눈오는 날의 기도

by 권길주

너랑 친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망설이다가 너에게 몇 번이나 말을 걸었는데

너는 나에게 별 관심이 없었지.


네가 갑자기 불량소녀처럼 달라져서

네가 별일이 없는지

너를 쫒아다니는 짓궂은 남학생은 없는지


몇날을 근심했는데

다행이 네가 다시 순한 소녀가 되어

아무렇치 않게 뛰어 놀고 있었서


멍청한 나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사춘기 소녀들은 다 그런가봐요


첫눈만 와도 혼자서 방구석에 앉아서 울기도 하고

친구와 깔깔대며

거리를 뛰어 다니기도 하고

다 그렇게 사는건데

내가 괜히 너무 걱정만 했나봐요, 하나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벽에 쓰는 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