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시 (연재)

9, 겨울 초상

by 권길주

마지막 잎새들이 떨고 있다ㆍ

어디로 가야 하나

숨결을 고르고

땅 밑을 본다 ㆍ


너와 나의 경계선은 무너지고

보드라운 대지

그 위에 내 입술을 대보고

더 차갑기 전에

내가 너를 덥어 주리라 ㆍ


이 겨울을 견디려면

너에게도 얇은 이불 한개쯤은 있어야겠지

떨지마라

세상이 너무 춥다해도


너무 울지도 마라 ㆍ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내가 이 얇은 가랑잎 하나일지라도

너에게 별처럼 떨어져

네 얼굴을 부비어줄께 ㆍ


찬서리에

꽝꽝 어는 얼음에

폭설 덮이는 눈내리는 밤에

내가 네 어깨를 덮어줄께 ㆍ

그리고 발목까지 싸매어 줄께 ㆍ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옆집 화가 갤러리에 왔어요.